이토록 극명한 대비가 있을까 싶다. 애플과 페이스북을 두고 하는 말이다. 미국 정보기술(IT)업계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두 기업은 이슈의 한 가운데에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초점은 사뭇 다르다.
삼정전자와 세기의 특허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애플은 최근 들어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말 그대로 펄펄 날고 있다. 반면 페이스북의 주가는 여전히 기업공개(IPO)당시 가격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굴욕적'이라는 표현이 알맞다 생각될 정도다.
상징성이 큰 두 기업을 둘러싼 이슈를 접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다음 시선은 이들 기업의 '수장'에게 향한다.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양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혁명적인 창조'의 아이콘으로 대변된다는 점에서 닮았다.
삼성전자와 법정 다툼에서 배심원이 애플의 손을 들어준 것을 두고 여전히 공정성 논란이 한창이지만 어찌됐든 현재까지 유리한 국면을 이끌어 가고 있는 애플의 CEO 팀 쿡은 이번 소송전을 통해 스티브 잡스라는 이름에 가려져 있던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쿡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하청 생산하는 중국 폭스콘 공장 사태를 순조롭게 해결하면서 리더로서 진면목을 드러냈다. 잡스가 생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공장을 방문해 차분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간 것도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어떤 측면에서 쿡보다 더욱 관심을 끌었던 페이스북의 젊은 CEO 마크 저커버그에 대한 평가는 쿡에 비하면 다소 처참하다. 칼리 피오리나 휴렛팩커드 전 CEO같은 선배 CEO들이 그에게 과외공부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공개적으로 했을 정도니 말이다.
저커버그는 지난달 초 직원들 앞에서 "주가 하락을 보고 있는 것이 고통스럽다"는 심경을 토로했다고 한다.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서비스를 만든 게 아니"라던 CEO도 결국 주가가 기업가치를 반영한 객관적 지표가 되는 현실에서는 나약해 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순수한 모래만으로 쌓은 모래성보다는, 자갈과 적당한 정도의 물기를 머금은 흙으로 지은 모래성이 훨씬 더 단단하다. 번뜩이는 기지만큼 중요한 것이 사회적 경험으로 무장된 연륜의 중요성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두 기업의 엇갈린 행보를 보면서 한 기업을 이끄는 CEO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