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 천재아들 '정신병원' 보낸 엄마, "공포에…"

13살 천재아들 '정신병원' 보낸 엄마, "공포에…"

하세린 기자
2012.12.19 10:34

'정신장애' 언제 변할지 몰라... "총기 소지 보다 정신건강이 사회문제"

리자 롱은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 마이클을 두고 있다. 그가 나비를 잡고 노는 모습.
리자 롱은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 마이클을 두고 있다. 그가 나비를 잡고 노는 모습.

코네티컷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한 애덤 랜자(20)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 20명을 포함, 총 28명이 사망한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지 며칠 후, 랜자와 비슷한 정신장애 아들을 둔 한 어머니가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토로한 글을 올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오하이오주 보이시시(市)에 사는 리자 롱은 "제가 바로 애덤 랜자의 엄마입니다"라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이번 사건이 애덤 랜자와 그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사회적 문제라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 여성은 '이젠 정신 건강에 대해 이야기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

롱은 이 글에서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을 13년 동안 키우면서 느낀 감정을 담담하게 써내려갔다. 그는 "아들을 사랑하지만 그 아이는 저를 공포에 떨게 합니다"라고 말한다.

난동을 치는 아들을 자기 손으로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던 아픈 사연을 소개한 롱은 사회적 제도가 잘 마련되지 않는 한 총기 소지가 허용된 나라에서는 언제든 같은 사건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교도소가 정신질환자의 수감시설이 돼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인권단체 휴먼워치에 따르면 정신질환을 가진 교도소 수감자는 2000년에서 2006년 사이 4배가 증가했으며, 그 수치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수감자 중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교도소 밖 사람들의 비율에 비해 5배나 높다.

정부와 병원이 재정과 인력 부족을 이유로 이들을 외면하는 사이 정신질환자들의 최후 보루는 감옥이 돼가고 있다. 2011년 미국 최대의 정신질환치료센터는 병원도 복지센터도 아닌 리커스아일랜드라는 LA소재 감옥이다.

롱은 자신의 글에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사회의 무관심 속에 정신장애 아동을 혼자서 키우는 것은 그에게 너무 벅차다. 이하는 롱의 글 .

◇"나는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과 살고 있습니다. 아들을 사랑하지만 그애는 저를 공포에 떨게 합니다."

#몇 주 전, 마이클(13·가명)은 연체된 책을 도서관에 반납하고 오라는 제 말에 화가 났는지 칼을 집어 들고 저를 죽이고는 자신도 죽을 것이라며 위협했습니다. 7살과 9살 난 동생들은 즉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제가 말하기도 전에 밖에 세워둔 차로 뛰어 들어가 문을 잠그고 기다렸습니다. 전 마이클로부터 칼을 빼앗은 뒤, 곧 주변에 날카로운 물건을 모두 하나의 플라스틱 용기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그 플라스틱 용기는 지금도 제가 가지고 다닙니다. 씨름하는 내내 마이클은 계속 제게 욕을 하고 저를 죽인다고 위협하며 소리를 질러 댔습니다.

결국 3명의 건장한 경찰이 마이클을 들것에 묶어 비싼 응급실로 가게 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습니다. 자이프렉사(정신분열증 치료제)를 처방받고 지역 소아과 병원 의사와 면담을 약속하고야 집에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마이클의 정확한 병명을 알지 못합니다. 자폐증의 일종이라는 말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라는 말도, 다른 기타 정신 질환일 것이라는 말도 모두 들었습니다. 갖은 방법을 써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7학년에 올라가면서 마이클은 수학과 과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 특별 우등 프로그램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마이클의 아이큐 지능은 상식 수준을 넘어섭니다. 아들은 기분이 좋으면 그리스 신화부터 아인슈타인과 뉴턴 물리학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몰두 합니다. 기분이 좋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면 아들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옷 입는 일로 실랑이를 벌이다 마이클이 제게 심한 욕설을 해 한번만 다시 그런 말을 하면 정신병원에 보내겠다고 엄포를 놓은 날이 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등굣길에 마이클은 게임기를 돌려주지 않는다고 떼쓰다 결국 제게 자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길로 저는 차를 돌려 정신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런 지옥 같은 곳에는 절대 가지 않겠다는 아들을 경찰을 불러 끌어내 정신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서류를 작성하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자녀는 어떤 이상 행동을... 당신의 자녀는 몇 살에... 당신의 자녀는 과거에..."로 이어지는 질문에 답하며.

입원 후 다음날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당신을 증오한다. 병원에서 나가면 당신에게 꼭 복수할 것이다"고 말하더군요. 그 다음날 전화했더니 그는 착하고 사랑스런 아들로 돌아와 미안하다며 다시는 그렇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아들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