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예금과세' 수용 급선회...이르면 23일 표결

키프로스, '예금과세' 수용 급선회...이르면 23일 표결

김신회 기자
2013.03.23 14:38

로이터, 24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구제금융 타결 임박

키프로스가 은행 예금 과세안을 결국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동성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가운데 러시아 지원 카드마저 불발되자 더 이상 대안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은 키프로스에 구제금융 100억유로(약 (약 14조4400억원)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58억유로를 분담하라며 은행 예금 과세를 요구했지만, 키프로스 의회는 이를 거부했다.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키프로스 정당 관리들을 인용해 키프로스 의회가 이르면 이날 예금 과세안을 다시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이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동하기로 했다며, 이는 키프로스 사태 해결이 임박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키프로스 정당 관리들은 58억유로를 조달하는 방안에 대한 합의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합의안에는 당초 EU가 요구했던 은행 예금 과세안도 포함돼 있으며, 키프로스 의회는 이르면 이날 이에 대한 표결을 실시할 전망이다.

이들은 예금액이 10만유로가 넘는 고액 예금주들에게만 세금을 물리는 방안이 논의의 골자라고 전했다. 한 관리는 과세 대상은 키프로스 최대 은행인 키프로스 은행 예금주로 제한되고 세율은 20%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19일 은행 예금 과세안을 거부했던 키프로스 의회는 간밤 대안(플랜B) 법안 3개를 통과시켰다. 법안은 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부실은행을 굿뱅크와 배드뱅크로 분리하고, 위기시에는 정부가 금융거래를 제한하는 자본통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를 막기 위한 조치다. '국가연대기금'을 조성해 긴급 채권도 발행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플랜B만으로는 58억유로 분담을 요구하는 EU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더욱이 ECB는 최근 키프로스가 25일까지 구제금융에 합의하지 않으면 은행권에 대한 긴급 자금 지원(ELA)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지원을 요청하러 모스크바를 방문했던 키프로스 재무장관 역시 빈손으로 돌아왔다.

ECB의 긴급 자금 지원이 끊기면 키프로스 은행권은 붕괴하고, 키프로스는 유로존 밖으로 밀려날 공산이 크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키프로스가 유로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2%에 불과한 만큼 EU는 키프로스가 58억유로를 자체 조달하지 못하면 유로존을 떠나도 그만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키프로스가 은행 예금 과세안을 다시 논의하고 있는 것은 더 이상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알렉산더 스터브 핀란드 유럽담당 장관도 로이터에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키프로스가 EU의 지원 조건(은행 예금 과세)을 수용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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