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BOJ의 실험…'공짜 점심'은 언제까지?

[기자수첩]BOJ의 실험…'공짜 점심'은 언제까지?

권다희 기자
2013.04.08 17:12

일본은행(BOJ)의 유례없는 초강력 부양책에 힘입어 엔화 약세가 파죽지세다.

엔/달러 환율은 8일 99엔대까지 상승했다. 지난 주 달러 약세와 BOJ 회의론에 잠시 92엔대까지 하락(엔 상승) 했던 엔/달러는 BOJ 부양책이 발표된 지난 4일 후 3거래일 만에 무려 6% 가까이 급등(엔 급락)했다.

엔저 효과에 일본 증시 닛케이도 4년 8개월 만에 1만3000선을 돌파했다. 수출 주뿐 아니라 부동산개발업체나 은행주 등 내수 관련주가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이번 주 엔/달러가 100엔대를 돌파한 뒤 몇 주 내로 103엔대까지 뛸 수 있다고 예상한다. 지난 2009년 초 이후 보지 못했던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부임 후 첫 통화회의에서 BOJ가 내놓은 부양책이 워낙 강력했던 탓에 심리적 요인만 없다면 이 같은 추세가 불가능할 이유도 없다고 설명한다.

엔화 약세가 당장은 일본 증시와 경제에 절대적인 호재처럼 비춰진다.

그러나 엔저가 일본 경제 회복세에 실질적으로 얼마나 기여할지 여부는 아직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

8일 발표된 2월 일본 경상수지는 엔 약세 덕분에 해외 투자 소득이 늘어나며 4달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엔저로 주로 수입에 의지하는 연료비용이 상승하며 무역적자는 여전하다.

엔이 급격히 하락하고는 있으나 엔저에 따른 연료비용 상승은 즉각적인 반면 수출 회복은 상대적으로 시간이 더 소요되기 때문이다.

2월 무역수지 적자가 줄어든 것도 수출경쟁력 개선보다는 중국의 춘절 연휴로 중국의 대 일본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물론 오랜 기간 디플레이션에 허덕였던 일본경제에 '엔저 우려'는 배부른 고민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주 조지 소로스의 경고는 엔저가 언젠가 악몽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소로스는 BOJ 정책이 엔화 약세를 가속할 수 있지만 이를 멈추게 할 수 없어 엔 약세가 눈사태처럼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엔저가 이어질 것을 예상한 일본 국민들이 돈을 외국으로 빼내 엔화 가치가 무너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BOJ 정책이 자승자박이 될 가능성에도 당장은 '화끈한' 정책에 대한 환호성이 더 크다. 강력한 부양책을 추진해 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지지율도 이를 말해준다.

그러나 대가 지불 없이 언제까지 '공짜점심'을 즐길 수 있을까. BOJ 카드가 워낙 전례 없는 실험이기에 소로스의 경고가 현실이 될지 여부는 시간만이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권다희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권다희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