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백악관에 폭탄이 터졌다는 거짓 보도로 인해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S&P500지수 종목의 시가총액이 불과 2분 사이에 1360억달러(약 152조원) 증발했다는 점은 전산화된 거래의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AP통신의 트위터 계정이 해킹을 당해 '백악관에 두 개의 폭탄이 터져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부상을 입었다'는 메시지가 이날 오후 1시 7분경 외부로 전달됐을 때 S&P500지수의 주가는 전일대비 약 1% 오른 1578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AP통신의 트위터 내용이 삽시간에 확산되자 1시 10분에는 S&P500지수는 상승분을 거의 다 반납하고 1563.03까지 하락했다. 이에 AP통신이 트위터 계정이 해킹당했고 폭발이 없었다고 밝히자 3분 내로 주가는 회복됐다. 이날 종가는 1% 오른 1578.78이었다.
뉴욕증시 다우존스 지수는 거짓 보도 직후 145포인트나 빠졌다가 이내 만회했고, 마감가는 152.29포인트(1.05%) 오른 1만4719.46을 나타냈다. 다른 증시도 영향을 받았다. 캐나다의 S&P/TSX 지수와 브라질의 보베스파 지수는 보도 뒤 수분 동안 각각 0.3%, 0.5% 하락세를 보였다.
뉴스 보도 뒤 수분만에 주가가 급락세를 보인 것에 대해 일부 트레이드들은 특정한 방식의 주문처리를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내재화함으로써 사람의 개입이 없이 주문을 생성하는 알고리즘 트레이닝(Algorithmic trading)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메디디언 에쿼티 파트너스의 선임 매지닝 디렉터 조너던 코피나는 "뉴스 헤드라인을 인지하는 알고리즘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매도 주문을 냈을 것"이라며 "그러자 다른 알고리즘이 내재된 프로그램도 작동했고, 이것이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가 됐을 것이다. 이후 컴퓨터 거래 시스템이 점차적으로 매수 주문을 취소하고 모두 매도 주문을 냈을 것이다"고 말했다.
트레이더들은 아울러 이날 매도 사태는, 특정 지지선이 붕괴될 조짐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매도 주문을 내는 손절매 주문(stop-loss orders)으로 악화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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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소재 배스킨 파이낸셜 서비시스의 펀드 매니저 배리 슈왈츠는 "오늘의 교훈은 자동 손절매 주문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 뉴스에 대해 시장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반응을 보일 수 있는지를 잘 모르겠다. 전산 프로그램화된 거래 때문일 것이라고 본다. 이건 상당히 무서운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컴퓨터가 투자를 지배하도록 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뉴욕 소재 코니퍼증권의 증시부문 디렉터 릭 피어는 블룸버그통신에 "트레이더들은 공격받지 말아야 한다"며 "어느 누구도 그 보도를 믿지 않았다. 단지 컴퓨터만이 그러한 방식으로 확산된 심각한 어떤 것에 반응한다. 나는 주식을 일부 샀고 매도하지 않았다. 인간이 이긴다"고 말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날 증시 급락에 대해 "현재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나스닥OMX와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은 별다른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