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36달러 브랜트 38달러 붕괴… 3대 지수, 약 2달 반만에 최대 낙폭

뉴욕 증시가 국제 유가 급락 여파로 2% 가까이 폭락했다. 유가가 약 7년 만에 최저치 행진을 지속하면서 에너지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 상환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유가 하락이 단순히 에너지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에 그치지 않고 회사채 시장 붕괴로 이어질 것이란 불안감이 시장을 지배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39.86포인트(1.94%) 급락한 2012.37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역시 309.54포인트(1.76%) 떨어진 1만7265.21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11.71포인트(2.21%) 급락한 4933.47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는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상승했던 전날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년까지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될 것이란 경고를 내놓으면서 국제 유가는 폭락을 면치 못했다.
여기에 중국 위안화 가치가 달러 대비 4년 반 만에 최저로 떨어지며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날 S&P500의 에너지 업종지수는 3.88% 급락하며 증시 하락을 주도했고 원자재업종 지수도 2.67% 떨어졌다.
경기지표가 대부분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였지만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증시, 유가에 또 발목… IEA “내년까지 공급과잉 지속 경고” 직격탄
증시가 또 다시 국제 유가에 발목이 잡혔다. IEA가 2016년까지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국제 유가가 폭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6달러 선이 무너졌고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7년 만에 처음으로 38달러 아래도 추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4달러(3.1%) 급락한 35.62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WTI 가격은 이번 주에만 10.9% 급락하며 지난해 12월12일 이후 1년 만에 최고 하락률을 갈아치웠다.
WTI 가격은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 행진을 이어가며 6일(거래일 기준) 연속 떨어졌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최장 하락세다.
독자들의 PICK!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1.8달러(4.5%) 폭락한 37.93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8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이며 주간 기준으로 11.8% 급락한 것이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폭락한 것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월간 보고서에서 내년까지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IEA 관계자는 "내년까지 원유 재고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유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 美 11월 핵심소매판매, 전월비 0.6% 증가...예상상회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일제히 호조를 보이며 12월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을 보탰다. 먼저 11월 핵심 소매판매(자동차, 휘발유, 건축자재, 식품 제외)는 전월대비 0.6% 증가했다 이는 10월의 수정치 기록인 0.2% 증가는 물론 전문가들의 예상치 0.4% 증가도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전체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2% 증가하는데 그치며 예상치 0.3% 증가에 다소 못 미쳤다. 자동차 및 주유소 판매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다만 전월 기록인 0.1% 증가보다는 양호하다.
미국의 지난달 생산자물가도 서비스물가 강세에 힘입어 예상 밖 상승세를 나타냈다. 계절조정치를 적용한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이는 전월 기록(-0.4%)은 물론 시장 전망치(보합)을 모두 뛰어넘는 수치다.
전년 대비로도 1.1% 하락에 그쳐 전월(-1.6%)보다 낙폭이 줄었다. 10개월 연속 하락 행진이다.
근원 PPI(식품과 에너지 부문 제외)는 전월대비 0.1% 상승했다. 전월인 10월(-0.1%)보다 양호한 결과다. 지난달 근원 PPI는 전년 대비론 0.3% 올랐다.
소비자심리지수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톰슨-로이터/미시간대는 12월 미국의 소비자심리지수 속보치가 91.8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인 11월 확정치 91.3보다는 높지만 시장 전망치 92에는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부 지수인 현재상황지수가 107로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 104.3보다 양호한 수치다. 소비자기대지수는 82.9에서 82로 떨어졌다.
◇ 달러 ‘약세’ 금값 소폭 올라
달러는 증시 급락과 국제 유가 등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 영향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와 스위스 프랑 수요가 늘어난 것도 달러에 악재가 되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37% 하락한 97.56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5% 상승한 1.0995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76% 떨어진 120.66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이날 달러 가치는 기대를 웃돈 생산자물가와 핵심소매판매 등에 힘입어 강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유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 반전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12월 약 10년 만에 첫 금리인상에 나서더라도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금리인상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다.
커먼웰스 포린 익스체인지의 오메르 에시너 수석 애널리스트는 “다음 주 연준의 금리 인상에서 내년 금리인상 속도로 시장의 관심이 이동했다”며 “외부 거시 경제 요인이 내년 연준의 금리인상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전망에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금값이 달러 약세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0.8% 떨어지며 지난주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3.7달러(0.4%) 상승한 1075.70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국제 금값은 전주대비 0.8% 하락했다. 지난주 2.8% 상승하며 7주 만에 처음으로 반등했던 여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전날보다 온스당 22.6센트(1.6%) 떨어진 13.884달러에 마감했다. 주간 하락률은 4.4%였다.
구리 가격은 파운드당 4.4센트(2.1%) 오른 2.1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이번 주에만 1.8% 올랐다.
백금은 온스당 12.2달러(1.4%) 내린 843.70달러를, 팔라듐은 2.55달러(0.5%) 상승한 544.80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백금과 팔라듐의 주간 하락률은 각각 4.2%와 3.9%였다.
◇ 유럽 증시 2%대 급락, 亞 증시 ‘혼조’
이날 글로벌 증시의 성적표도 좋지 않았다.
먼저 유럽 주요국 증시는 2% 이상 급락하며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4년 반 이후 최저로 하락한 것이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면서 지수를 압박했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날보다 2.14% 내린 1397.49에 거래를 마쳤다. 스톡스600지수는 2.04% 떨어진 355.79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2.04% 밀린 3203.21에 마감했다.
국가별로 영국 FTSE100지수는 2.22% 하락한 5952.78을 기록했고 독일 DAX30지수는 2.44% 빠진 1만340.06을 나타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1.84% 하락한 4549.56에 장을 마감했다.
아시아 주요증시는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중국 증시는 중국의 성장 둔화, 위안화 약세 우려는 물론 반부패 캠페인에 대한 경계감으로 하락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61% 하락한 3434.58로, 선전종합지수는 0.72% 떨어진 2195.86으로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 10개 업종그룹이 모두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헬스케어주가 1.01% 하락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자유소비재와 공업주도 각각 0.96%, 0.92% 내렸다.
반면 일본 도쿄증시는 일본 정부의 재정 투입 기대감과 간밤 뉴욕증시의 상승 영향으로 나흘만에 반등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0.97% 오른 1만9230.48로, 토픽스지수는 0.59% 오른 1549.51로 마감했다.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는 1.11% 떨어진 2만1464.05로 장을 마쳤다. 대만 자취엔지수는 1.22% 떨어진 8115.89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