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소로스 환 투기, 3조달러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인민은행은 4400억위안 또 풀기 나서

올 들어 위안화와 홍콩달러의 급격한 평가절하가 미국 헤지펀드의 큰 손인 조지 소로스(사진, 86)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며 중국 내에서 조지 소로스의 환 투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지 소로스는 최근 위안화와 홍콩달러를 대량으로 공매도하고 대신 달러를 사들이며 위안화와 홍콩달러의 약세에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위안화와 홍콩달러 환율을 크게 끌어 올리며 올 들어 중국·홍콩 증시는 물론 아시아 증시가 급락한 주 원인이 됐다.
26일 중국 신화망은 조지 소로스가 최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미국 주식과 아시아 국가 화폐를 공매도했다”고 밝힌 사실을 소개하며 그의 이런 투자 방식이 위안화와 홍콩달러의 급격한 평가절하(환율 급등)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조지 소로스의 환 투기는 홍콩달러를 1달러 당 7.5홍콩달러 가격에 공매도하고 대신 달러를 대량으로 매입해 달러 가치는 끌어올리고 홍콩달러 가치는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이후 만약 홍콩달러가 1달러당 7.8달러까지 평가절하된다면 달러를 팔아 당초 공매도 가격인 7.5홍콩달러를 갚고, 0.3홍콩달러를 챙길 수 있다. 홍콩달러의 평가절하 폭이 크면 클수록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홍콩달러는 미국 달러에만 연동돼 환율이 움직이는 페그제 환율을 쓰고 있는데 이 같은 페그제 환율은 환 투기 세력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
◇조지 소로스 식 환 투기 "중국에서는 안 통한다"
신화망은 그러나 “(조지 소로스의 공매도 투자로) 홍콩달러 환율이 1달러당 7.85 홍콩달러까지 평가절하된다면 홍콩 금융당국은 대량으로 달러를 시장에 내다 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조치는 조지 소로스 같은 환 투기 세력을 직접 겨냥해 홍콩달러를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으로 통한다.
신화망은 화동사범대 금융연구소 황쩌민 교수를 인용해 조지 소로스의 환 투기를 꼬집기도 했다. 신화망은 “황 교수가 ‘소로스의 위안화 공매도 공격은 중국처럼 금융시장과 증권시장이 완전 개방되지 않은 국가에서는 쉽게 할 수도 없고, 성공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화망은 중국처럼 외환 보유고가 많은 국가에서는 환 투기 영향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신화망은 최근 해외 영문판에서도 “무분별한 환 투기와 악의적 위안화 공매도는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며 “법적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신경보도 이날 조지 소로스의 환 투기에 일침을 가했다. 신경보는 조지 소로스를 ‘서양의 독’이라고 빗댄 칼럼에서 “소로스의 환 투기는 중국의 3조 달러에 달하는 외환 보유고가 버티고 있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경보는 “위안화가 자본시장의 무림 속에서 성장하려면 앞으로 더 많은 공매도 세력들과 만날 수 있다”며 “금융개혁과 국제화를 통해 진정한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자들의 PICK!
◇인민은행 또 다시 대규모 유동성 공급
이미 중국 인민은행은 역내·외 위안화 환율을 환 투기 세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대규모로 ‘위안화 매수·달러 매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은행이 이날 역 환매조건부채권(RP) 4400억위안 어치를 추가 발행하며 유동성을 공급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인민은행은 지난 21일에도 역 RP 4000억위안,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3525억위안을 공급하며 올 들어 1조6000억위안을 시장에 긴급 수혈했다.
이는 춘절을 앞둔 돈 풀기 포석도 있지만 ‘위안화 매수 ·달러 매도’에 따른 시중 유동성 부족 현상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당초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시장 유동성 부족 현상을 해소할 방침이었지만 지준율 인하가 자칫 인민은행의 위안화 평가절하 의지로 과대 해석되는 것을 막기 위해 MLF나 역 RP 등을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투기 세력의 실탄을 줄이기 위해 지난 25일부터는 역외 외환시장 참여 외국계 은행에 지급준비율 제도도 도입했다.
◇세계경제 혼란 주범, 비판 목소리도
조지 소로스는 아시아 각국의 화폐 뿐 아니라 미국 S&P 500 지수와 원유, 철강석 등을 닥치는대로 공매도해 세계 경제를 큰 혼란에 빠뜨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소로스는 지난 1992년 영국 파운드화 투기는 물론 1997년 태국 바트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도 공격해 세계경제 위기를 부른 장본인으로 꼽힌다. 당시 인도네시아 루피화도 막대한 자금으로 투기하며 환율이 급등하고 생필품 물가 폭등하는 등 서민경제 파탄을 불렀다. 이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확대되며 인도네시아 수하르트 정권 교체로 이어졌다.
그는 특히 지난 7일 스리랑카에서 열린 한 경제포럼에서 “중국은 중요한 경제조정 위기를 맞고 있다”며 “금융시장만 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에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는 전 세계 디플레이션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화폐 평가절하와 증시 하락, 원자재값 하락에 베팅한 뒤 세계 경제 위기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