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22개월 최저치 행진, 장 막판 유가 반등에 낙폭 축소

뉴욕 증시가 글로벌 증시 급락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5일째 하락했다. 계속되는 금융시장 불안에 투자자들은 주식 대신 국채와 금 등 안전자산으로 대거 이동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때 2% 넘게 급락했지만 장 막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낙폭을 다소 만회했다.
관심이 집중됐던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상원 청문회는 투자심리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마이너스 금리 도입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통화정책의 큰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단서는 없었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2.78포인트(1.23%) 하락한 1829.08을 기록했다. 전날에 이어 22개월 최저치를 이어갔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254.56포인트(1.6%) 떨어진 1만5660.18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16.76포인트(0.39%) 내린 4266.84에 거래를 마쳤다.
◇ 옐런 “마이너스 금리 검토 중… 당장 실행 아니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날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일본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리인하를 검토할 정도로 미국 경제가 불안하지 않다며 마이너스 금리의 실요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옐런 의장은 "2010년에 그 방법(마이너스금리)을 고려했지만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유럽과 다른 나라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나타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대비 차원에서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날 하원 청문회에서도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합법적인지, 어떤 효과가 나타날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자동적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법적으로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문제가 없다고 해서 바로 시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옐런 의장은 지난 2010년 연준이 기업과 정부를 위한 시장 유동성에 있어 주요한 역할을 하는 머니마켓펀드(MMF) 시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을 반대했다고 덧붙였다.
또 옐런 의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외국의 경제적 문제로 인한 위험을 당연히 고려하고 있다"면서 "아직 판단을 내리기 이르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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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외 요인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대외 요인이)위험요인의 균형이나 경제의 향후 경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되고 따라서 적절한 (통화)정책의 입장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시장 불안이 FRB의 성급한 금리인상 때문이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항변했다. 옐런 의장은 ""국제유가의 급락은 FRB도 예상하지 못한 일로 의외의 일"이라며 "주식시장의 급변동이 연준의 잘못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 실업수당 청구건수 일주일 만에 다시 감소
미국의 실업수당청구건수는 일주일 만에 다시 하락 반전하며 고용시장 강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대비 1만6000건 줄어든 26만9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28만건을 밑도는 수준이다.
변동성이 적은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3500명 감소한 28만1250명을 기록했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30만명을 밑돌면 노동시장이 강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 WTI ‘13년 만에 최저’… OPEC 감산 가능성에 시간외서 반등
국제유가는 계속되는 공급과잉 우려에 배럴당 26달러 선으로 추락하며 1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24달러(4.5%) 급락한 26.21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3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제 유가는 금융시장 불안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장 초반부터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금과 국채, 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몰려갔다. 원유 선물도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늘어났다는 소식에 악재로 작용했다. 정보제공업체 젠스케이프는 이날 미국 쿠싱지역의 원유 재고가 일주일 만에 55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감산에 협조할 것이라는 전망에 시간외 거래에서 반등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수하일 빈모하마드 파라즈 알마즈루이 UAE 에너지장관은 OPEC 회원국들이 감산에 협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알마즈루이 장관은 또 저유가로 인해 비OPEC 회원국들이 생산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발언이 전해지면서 WTI는 낙폭을 2%포인트(p) 가량 만회했고 북해산 브랜트유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 금값 ‘1년 최고’ 엔화 강세 지속
불안한 금융시장은 금과 엔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53.2달러(4.5%) 급등한 1247.8 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2월5일 이후 최고 수준이며 2013년 9월19일 이후 하루 최대 상승 폭이다. 장중 한때 1263.9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며 "일종의 보험 성격으로 금을 포트폴리오에 넣을 것을 추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더 나빠지면 금값은 더 오를 것이란 이유에서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51.2센트(3.4%) 오른 15.794달러에 마감했다. 백금도 3.1% 올랐다. 반면 구리 가격은 1% 떨어졌고 팔라듐도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전날 15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던 엔화 가치는 강세를 이어갔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6% 하락한 112.12엔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 때 110.98엔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32% 하락한 95.52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21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달러/유로 환율은 0.43% 오른 1.133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커먼웰스 포린 익스체인지의 오메르 에시너 수석 애널리스트는 "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면 엔화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유럽증시, 2%대 급락
유럽 증시는 2% 넘게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전날보다 135.33포인트(2.39%) 하락한 5536.97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도 264.42포인트(2.93%) 내린 8752.87을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164.49포인트(4.05%) 내린 3896.71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11.61포인트(3.68%) 내린 303.58에 마감했다.
유럽 은행권의 부실 위기가 지속하면서 이날도 스톡스 유럽 600 은행 지수는 6.26% 급락했다. 이로써 이 지수는 올해 들어 30% 가까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