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ECB '재평가' 유가 급등에 올해 최고치…S&P 2000 돌파

[뉴욕마감]ECB '재평가' 유가 급등에 올해 최고치…S&P 2000 돌파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3.12 06:21

뉴욕 증시가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재평가와 국제 유가 상승에 힘입어 일제히 큰 폭으로 올랐다. 수입물가 하락 폭이 전문가 예상치의 절반에 그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2020선을,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도 1만7200선을 돌파했다. 두 지수 모두 올 들어 최고치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32.62포인트(1.64%) 급등한 2022.19를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218.18포인트(1.28%) 오른 1만7213.31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86.31포인트(1.85%) 급등한 4748.47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3대 지수는 올 들어 처음으로 4주 연속 상승했다.

에너지업종이 2.74% 오르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고 금융과 헬스케어 업종도 2% 넘게 오르며 힘을 보탰다. 테크놀로지와 산업 업종도 1.9%와 1.68% 올랐다.

PSW 인베스트먼츠의 필 데이비스 최고경영자(CEO)는 “ECB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변하면서 믿기지 않는 반등세가 나타났다”며 “글로벌 증시가 상승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ECB 집행위원회 위원인 에르키 리카넨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경기 부양에 필요한 수단이 남아 있으며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도달할 때까지 부양책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발언에 대한 해명인 셈이다.

드리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금리를 더 내려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장은 이 발언을 ‘추가적인 경기 부양은 없을 것’이란 의미로 받아들이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 국제유가, IEA ‘바닥론’ 제기에 일제 상승…WTI 주간 7.2%↑

국제 유가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와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 건수 감소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 완화로 38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66달러(1.7%) 상승한 38.5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약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주간 기준으로는 7.2% 올랐고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는 0.26달러(0.65%) 상승한 40.31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주간 기준으로는 4% 넘게 오르며 3주 연속 상승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상승한 것은 IEA 보고서가 결정적이었다. IEA는 이날 월간 보고서에서 국제 유가가 바닥을 쳤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수출을 재개한 이란의 증산량이 예상보다는 적었고 지난달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의 산유량이 감소했다는 판단에서다.

IEA는 '최악이 지나갔다는 확실한 신호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유가가 바닥을 쳤을 수도 있다는 신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일 200만배럴이 초과 공급되는 등 글로벌 공급과잉을 초래한 힘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올해 미국 산유량이 일평균 53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OPEC도 2월 생산량이 하루 9만배럴 떨어지는 등 절제력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OPEC 비회원국의 지난달 산유량은 일평균 9만배럴 줄어든 5710만배럴로 집계됐으며 올해 산유량은 하루 75만배럴 줄어들 걸로 전망됐다.

이란과 관련해 IEA는 "이란의 시장 복귀 영향은 그들이 말했던 것보다는 덜 극적이었다"면서 "이란의 복귀가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 같다"고 관측했다.

IEA는 유가를 지지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산유국들의 생산 통제 조치 가능성을 꼽으면서도 "생산량 동결 합의가 올해 상반기 수급균형에 상당한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원유정보제공업체인 베이커 휴즈는 미국의 지난주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가 6건 감소한 386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866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 美 2월 수입물가 0.3%↓… 전문가 예상치 절반

지난 2월 수입물가 하락 폭이 전문가 예상의 절반에 그치면서 경제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확산됐다. 달러 강세가 약해지고 유가가 회복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 2월 미국의 수입물가는 전달에 비해 0.3%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0.6% 떨어졌을 걸로 예상했었다. 당초 1.1% 하락한 걸로 집계됐던 12월 수치는 1.0% 하락으로 소폭 상향 수정됐다. 미국의 수입물가는 최근 20개월 가운데 18개월에 걸쳐서 내리 하락 중이다.

석유류 수입물가는 전월비 4.0% 하락했다. 전월에는 14.3% 떨어졌었다. 석유류 제외 물가 역시 전월비 0.1% 내렸다. 전달에는 보합을 기록했었다. 식품류 수입물가는 전월비 2.0% 하락해 2012년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미국의 수출물가는 전월비 0.4% 내렸다. 전달 마이너스(-) 0.8%에 이어 하락세가 이어졌다. 시장 예상치 -0.5%보다는 낙폭이 작았다.

◇ 달러 ‘보합’ 금값 ‘약세’<?b>

달러는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과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경기 부양 의지를 밝힌 영향이 혼재되며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05% 하락한 96.13을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 96.75까지 상승했다 오후에는 96 아래로 내려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17% 하락한 1.1157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47% 상승한 113.71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34% 낮은 6.4905위안으로 고시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템퍼스의 후안 페레즈 외환 전략분석가는 중앙은행들의 움직임이 주식 등 리스크가 있는 자산에 대한 투자를 증가시켰다며 원자재 수출 비중이 큰 국가의 통화 가치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국제 금값은 글로벌 증시 상승 영향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줄어들며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3.4달러(1.1%) 하락한 1259.40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주간 기준으로도 0.9% 하락했다.

반면 국제 은 가격은 5.6센트(0.4%) 오른 15.605달러에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0.6% 떨어졌다.

구리 가격은 1% 상승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1.5% 하락했다. 팔라듐도 1.1% 상승했고 이번 주 전체로는 3% 올랐다. 백금은 0.8% 떨어졌고 주간 기준으로도 1.7% 하락했다.

◇ 유럽증시, ECB 부양책 ‘재평가’ 급등<?b>

유럽 주요국 증시는 하루 만에 3% 가까이 급반등했다. ECB의 장기 초저금리 유동성 지원책 효과로 은행주가 동반 상승했다. 원자재가격 오름세를 타고 광산주도 두각을 나타냈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장 대비 2.7% 높아진 1347.47에 거래를 마쳤다.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2.62% 상승한 342.23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3.47% 오른 3073.80에 마감했다.

국가별로 프랑스 CAC40지수는 3.27% 오른 4492.79에 장을 마감했고, 독일 DAX30지수는 3.51% 상승한 9831.1을 나타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 대비 1.71% 높아진 6139.79를 기록했다.

ECB 정책의 최대 수혜주인 은행주는 4.9% 급등했다. 특히 부실채권 문제가 심각한 스페인과 이탈리아 은행주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방코포퓰라르와 방키아, 유니크레디트와 인테사상파올로가 7.5~12.8% 급등했다.

전날 ECB는 예치금 금리인하에 따른 은행권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한 특단의 대책도 마련했다. 은행들의 대출 실적에 따라 초저금리 장기 유동성을 지원하는 제2차 '장기저리대출프로그램'(TLTRO)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마이크 반 둘킨 아센도마켓의 리서치책임자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한마디에 전일 증시가 발작을 나타냈지만 ECB의 부양책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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