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남지만 EU 존속 장담 못해… 세계 경제·금융시장 '카오스' 우려
"영국은 계속 남아 있겠지만 유럽연합(EU)이 존속할지는 분명하지 않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13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둘러싼 가장 큰 공포는 EU가 최후를 맞을 수 있다는 데서 나온다며 이렇게 단언했다. 브렉시트가 EU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CNBC는 브렉시트가 EU의 종말을 초래하면 유로화 체제도 함께 무너져 유럽은 물론 전 세계가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렉시트 가능성은 이미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국민투표(23일)를 1주일여 앞두고 주요 여론조사에서 브렉시트 지지자 비율이 더 높게 나오면서 공포감이 고조됐다. 급기야 영국 대중지 선(The Sun)은 이날 공개적으로 브렉시트 지지를 선언했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 수석 외환 투자전략가는 "사람들은 영국이 (EU를) 떠나면서 유럽경제통화동맹(EMU) 위기를 촉발할까봐 걱정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이 EU를 이탈하는 첫 나라가 돼 다른 국가들의 이탈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유럽 지도자들이 영국의 EU 잔류를 호소하는 것도 EU 이탈 도미노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안 그래도 유럽에서는 최근 경기난과 난민사태 등으로 반통합 정서가 고조됐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지난 10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 회견에서 브렉시트가 실현되면 네덜란드 등 다른 나라도 EU 탈퇴를 시도할 수 있다며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독일 매체 빌트와 회견에서 "역사가로서 나는 브렉시트가 EU뿐 아니라 서구 정치문명 붕괴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며 "(브렉시트의) 장기적인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EU 내 모든 국가, 특히 영국이 경제적으로 피해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주요 브렉시트 여론조사에선 근소한 차로 이탈파가 잔류파를 앞서기 시작했다. 이날 현재 파이낸셜타임스(FT) 조사에서는 이탈파가 45%로 잔류파(43%)를 웃돌았고 텔레그라프와 여론조사업체 ORB의 조사결과도 49%대 48%로 역시 이탈파가 앞섰다. 더타임스와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의 설문에선 이탈파가 46%로 잔류파(39%)를 압도했다.
일각에선 영국이 EU를 이탈하면 스코틀랜드가 다시 영국연방 탈퇴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스코틀랜드는 2014년 분리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치렀지만 55.3%가 반대해 분리독립이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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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1일자 최신호에서 브렉시트 지지자들의 주장대로 영국이 EU의 규제와 예산분담, 역내 이동의 자유를 보장한 솅겐조약에 따른 책임을 피한 채 EU 단일시장 접근권만 갖겠다는 구상은 '망상'이라고 꼬집었다. 그 어떤 대안도 영국이 EU에 잔류하는 데 따른 불만을 상쇄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