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드, 중국 겨냥한 것이 아니야"… 중국 "사드로 안보이익 엄중훼손"
‘세계 2강(强)’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가 연일 아슬아슬한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이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판결까지 나오면서 미국과 중국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격돌은 세계 정치‧외교 질서는 물론 교역 등 경제적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두 나라가 최대 교역국인 한국 입장에서는 양쪽 모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위험한 외줄타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 美‧中 중국해 영유권 놓고 긴장 고조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는 12일(현지시간) 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의 영유권을 주장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판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강력 반발했다. 반면 미국은 ‘법적 구속력이 있다’며 중국이 이를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날 "남중국해 도서는 예로부터(역사적으로) 중국의 영토"라면서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필리핀이 제기한 중재판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은 중재판결에 근거한 그 어떤 주장이나 행동도 수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국제해양법 조약에 가입할 때부터 이미 당사국들은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강제분쟁 조정에 동의한 것"이라면서 "이번 중재판결은 최종적이고 중국과 필리핀 양쪽 모두에 구속력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특히 "양국 모두 자신들의 의무를 준수하길 희망하고 기대한다"며 "모든 당사자에게 도발적 언급이나 행동을 피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태 담당 선임보좌관은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 그는 "(인공섬)매립을 확장하고 민간선박 등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중국과 인근 국가간 긴장만 불러일으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이번 판결은 PCA 권한 밖의 일이고 분명한 정치적 목적에 의해 이뤄졌다"며 "(중재 판결을)반대하고 거부한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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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더욱 첨예해 질 것으로 우려했다. MIT 프레블 교수는 "앞으로 남중국해에 대한 미국의 관점은 더욱 공격적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은 중재판결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중국의 (대미)시각은 더욱 적대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사드 배치 놓고도 시각차 극명
이날 사드 배치 지역이 경북 성주로 최종 결정되면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은 사드가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방어용일 뿐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 한반도 배치는)북한의 계속되는 위협 때문에 한-미 두 나라가 협의를 거쳐 한국에 배치하기로 한 것"이라며 "그동안 도발적 언행을 중단하도록 요구했지만 북한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날 중국 외교부는 "사드 배치 진행을 중단하길 촉구한다"며 "지역 형세를 복잡하거 하거나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훼손하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는 사드 배치에 대해 국민 여론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경솔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11일 중국 외교부는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엄중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이에 대해 분명히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