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시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고위 인사들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 시사 발언과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1% 넘게 급등했다. 이에 따라 지난 9일(현지시간) 금리 인상 우려와 국제 유가 급락으로 2% 넘게 급락했던 충격에서도 벗어났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23포인트(1.47%) 상승한 2159.0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 역시 239.62포인트(1.32%) 오른 1만8325.07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85.98포인트(1.68%) 급등한 5211.8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다시 후퇴하면서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FRB 고위 인사들이 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누그러졌다.
업종별로는 통신업종이 1.99% 급등하며 상승을 주도했고 유틸리티와 테크놀로지 업종도 각각 1.73%와 1.7% 올랐다. 에너지와 원자재 업종을 제외한 8개 업종이 모두 1% 넘게 상승했다.
◇ 오늘은 ‘비둘기’의 날… 브레이너드‧카시카리 “금리 인상 신중해야”
먼저 라엘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는 12일(현지시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중단하는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기준금리 인상을 서둘러선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이날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 연설에서 고용시장 개선으로 기대했던 물가상승이 아직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고용 시장의 추가적인 개선에 따른 물가상승 효과 역시 점진적이고 보통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예방적인 통화 긴축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재무부장관으로 유력시되는 인물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날 연설이 갑자기 잡히면서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처럼 ‘비둘기파(금리 인상에 반대하는)’에서 ‘매파(금리 인상을 지지하는)’로 돌아섰다는 점을 밝힐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브레이너드 이사는 이날 여전히 금리 인상을 서둘러선 안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우려를 잠재웠다. 지난 9일 로젠그렌 총재는 "지금까지 발표된 경기지표를 볼 때 통화정책을 점진적으로 정상화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말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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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물가상승 압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한 후 “고용 시장이 추가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가능성 때문에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내놓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이 시급해 보이지 않는다"며 일부의 금리 인상을 요구는 당혹스럽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책금리를 인상한다고 해서 과연 인플레이션이 높아질까"라고 반문하며 "이는 괴상한 경제논리"라고 일축했다.
◇ 록하트, 금리 인상 진지하게 논의할 시점
반면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힘을 보탰다. 그는 애틀랜타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례회의 연설에서 "최근 몇 주간 나왔던 경제지표 결과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보장한다는데 동의한다"고 밝했다.
그는 또 미국 경제가 "FRB의 정책 목표를 상당 수준 달성하는 충분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소비활동 성장세로 경제는 점진적인 속도로 확장하고 있으며 고용성장률도 긍정적인 추세"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미국 경제가 연준의 물가 관리 목표치인 2%와 완전 고용에 도달하기에 충분한 모멘텀을 지녔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시장이 매우 민간하게 반응하는 상황이어서 금리인상이 가능한 시기가 9월일지, 11월일지, 혹은 12월일지에 대해 의견을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달러‧금값 ‘약세’… 유가 ‘반등’
비둘기적인 FRB 인사들의 발언은 달러 약세로 이어졌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혼란이 계속되면서 안전자산인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16% 하락한 95.13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달러 인덱스는 브레이너드 이사 발언 이후 94.94까지 하락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낙폭을 줄이는 모습이다.
달러/유로 환율은 강보합인 1.1232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0.83% 하락한 101.83엔을 가리키고 있다. 한 때 1%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국제 유가는 달러 약세 영향으로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41달러(0.89%) 상승한 46.29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0.27달러(0.56%) 오른 48.28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국제 금값은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나흘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8.9달러(0.7%) 하락한 1325.6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36.8센트(1.9%) 급락한 19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약 2주 만에 최저치다. 백금과 팔라듐은 각각 2.3%와 3.4% 급락했다. 반면 구리 가격은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 유럽증시, 美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 1%대 하락
유럽 증시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1%대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와 국제 유가가 반등했지만 투자심리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 하락한 342.23을 기록했다. 이는 약 2주 만에 최저 수준이다.
독일 DAX 지수는 1.3% 하락한 1만431.77을, 영국 FTSE 지수는 1.1% 내린 6700.90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CAC 지수 역시 1.2% 떨어진 4439.80으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스페인 IBEX 지수와 이탈리아 MIB 지수는 1.8% 가까이 급락했다.
원자재 업종 지수는 한 때 3% 넘게 급락한 후 1.68% 하락한 채 마감했다. 에너지 업종 역시 국제 유가 소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브레이너드 이사의 발언은 장 마감 이후에 나오면서 유럽 증시에는 호재가 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