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총리 5일 전인대서 정부업무보고…올해 경제성장률 6~6.5% 구간 제시…재정 적자율 2.8%로 확대
중국이 올해 6% 경제성장률 사수를 위한 총력전에 나선다. 감세와 지출 확대 등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펴면서 온건한 통화정책도 이어간다. 민생 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자리 대책을 거시 정책 차원으로 격상시킨 것도 눈길을 끈다. 누적된 부채 위험이라는 또다른 폭탄을 안고 있는 만큼 경기 부양이 부채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하는데도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6~6.5% '구간 제시'…경제 어려움 반영=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중국 정부의 경제 사회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우선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6.5% 구간으로 제시했다. 도시 신규 취업자수는 1100만명 이상, 도시조사실업률은 5.5% 정도, 도시등록실업률은 4.5% 이내로 통제한다. 지난해 '5.5% 이내' 였던 도시조사실업률을 제외하면 지난해와 같은 목표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해와 같은 3% 정도로 잡았다. 농촌빈곤인구 수는 1000만 명 이상 줄이고, 단위당 국내 총생산의 에너지 소비량도 3% 정도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 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구간으로 제시한 것은 경제 불확실성이 컸던 지난 2016년 6.5~7%에 이어 3년만이다. 그만큼 올해 경제 상황을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목표를 수치로 제시했다가 달성하지 못할 경우 후유증이 크고, 이를 의식해 목표치를 너무 낮게 잡으면 '경기 하강' 우려를 부추길 수 있는 실정이다.
최근 추세로 볼 때 '6% 초반' 성장률 달성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6%로 톈안먼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 사태 직후인 1990년 3.9% 이후 28년 만에 가장 낮았다. '거시 정책의 혁신, 보완을 통한 경제의 안정적인 운영'을 올해 정부의 10대 업무와 과업 중 1순위로 놓은 것도 이런 위기감을 보여준다. 리 총리는 "올해 우리나라는 더욱 복잡하고 준엄한 발전 환경에 직면하게 되면서 위험과 도전이 더욱 많아지고 커질 것이므로 격전을 치를 각오를 단단히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 적자율 확대…돈 쓰서 경기 살린다=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동원된다. 이를 위해 올해 예산 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2.8%(약 2조7600위안)로 설정했다. 지난해 2.6%보다 0.2%포인트 높다. 빚이 늘더라도 경기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전체 적자 금액 중 중앙 재정적자가 1조8300억 위안, 지방 재정적자가 9300억 위안이다. 대대적인 감세도 실시한다. 부가가치세를 제조업 등 업종의 세율은 16%에서 13%로, 교통운수업, 건축업 등 업종은 10%에서 9%로 각각 인하해 주요 업종의 세금 부담을 든다. 1단계 세율은 6%로 유지하지만 생산자 서비스업과 소비자 서비스업을 대상으로 조세공제액을 늘려 모든 업종에서 세금 부담 완화가 나타나도록 했다. 현 3단계의 세율을 2단계로 통합하고 세제를 간소화하는 방향으로의 개편도 추진한다. 리 총리는 "감세 조치는 기업의 부담을 덜고 시장을 활성화하는 중대한 조치이자, 세제를 보완하고 소득분배구도를 최적화하는 중요한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일자리 정책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제시한 것도 주목된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4.9%로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공식 통계에 정확하게 반영이 어려운 농촌 출신 도시 근로자들이 최근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는 등 체감 고용 안정도는 크게 떨어져 있다는 분석이다. 리 총리는 "여러 분야에서 취업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취업우선정책을 거시 정책 차원에 올려놓았다"면서 "향후 우리나라에서 취업 압력이 줄지 않을 것이고 구조적 모순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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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안정과 위험 방지, '두마리 토끼' 사냥=올해 중국 경제의 어려움은 '부양'에만 치중할 수 없다는 점이다. 수년간 누적된 부채 위험을 줄이는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마무리지 되지 않은 가운데 경기 하방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경기 부양이 자칫 또다른 위험을 키우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리 총리가 올해 정책을 펴는데 '국내와 국제 관계' '정부와 시장 관계'와 함께 '성장안정과 위험방지능력의 관계'를 잘 조율해야 한다고 밝힌데도 이런 고민이 담겨 있다. 통화 정책에서 기준 금리 인하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경기부양책은 지양하기로 하고, 재정 적자율을 시장이 예상했던 3.0% 보다 다소 낮은 2.8%로 잡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 국방 예산 증가율이 지난해 8.1% 보다 낮은 7.5%로 결정된 것도 중국의 '군사 굴기' 견제에 나선 미국을 의식함과 동시에 빠듯한 재정 사정이 고려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리 총리는 "위험을 예방 통제할 때는 속도와 강도를 잘 파악해서 긴축효과가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눈 앞의 이익만 고려해 장기적인 발전을 해치는 단기적인 강력한 부양책을 내놓아 새로운 위험과 우환을 조성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