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간통은 돌로 쳐서 사형"…'인권침해' 브루나이 형법

"동성애·간통은 돌로 쳐서 사형"…'인권침해' 브루나이 형법

강민수 기자
2019.04.02 16:20

절도죄는 손목·발목 절단하는 내용까지…술탄 70대 접어들자 정통성 강화 때문 분석도

/AFPBBNews=뉴스1
/AFPBBNews=뉴스1

오는 3일부터 시행될 브루나이의 새 이슬람 형법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해당 법에는 동성 간 성관계나 간통 시 사형에 처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인권 침해라는 비판이 인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석유 부국으로 알려진 동남아시아의 이슬람 국가 브루나이에서 샤리아 형법(Syariah Penal Code Order)이 오는 3일부터 시행된다고 보도했다. 이 법은 이슬람교도뿐만 아니라 비이슬람교도, 심지어 브루나이에 등록된 항공기나 선박을 이용하는 외국인에게도 적용된다.

샤리아 형법 82조에 따르면 리왓(liwat)을 행한 자는 돌을 던져 죽이는 형에 처한다. 리왓은 남성 간에 행해지는 성교나 부부 사이가 아닌 남성과 여성 사이 성관계를 말한다. 해당 법은 강도(63조)나 강간(76조) 역시 같은 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법은 절도죄의 경우 첫 범행 시 오른쪽 손목을 절단하고 두 번째 범행 시 왼쪽 발목을 자르거나, 낙태할 경우 공개 태형에 처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45만명의 인구를 지닌 전제 군주국 브루나이는 인구의 78.8%(2011년 기준)가 이슬람교도다. 브루나이 정부는 2013년 이 법을 발표했으나, 인권단체 등의 반발로 인해 시행이 연기됐다. 시행을 앞두고 논란이 일자 이스타나 누룰 이만 브루나이 수상은 지난달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브루나이는 주권을 지닌 독립 이슬람 국가"라며 "샤리아법은 이슬람 교리에 어긋나는 행위를 처벌하고 방지할 뿐만 아니라 믿음, 인종, 국적에 상관없이 모든 개인이나 사회의 권리를 교육하고, 존중하며 보호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을 비롯한 인권 단체는 인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유엔 인권 판문관 미셀 바체레트는 성명을 통해 "(이 법이) 시행된다면 브루나이 인권의 심각한 후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최대 민간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의 레이첼 츠호아-하워드 연구원은 "표현·종교·믿음의 자유를 노골적으로 제한하며, 여성에 대한 차별을 성문화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조지 클루니, 엘튼 존 등 유명 배우나 가수가 브루나이 국부펀드 소유의 비버리힐즈 호텔 등을 불매운동하자고 나서기도 했다.

오는 3일 신규 샤리아 형법 시행을 앞두고 논란이 일자 이스타나 누룰 이만 브루나이 수상은 지난달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브루나이는 주권을 지닌 독립 이슬람 국가"라며 "샤리아법은 이슬람 교리에 어긋나는 행위를 처벌하고 방지할 뿐만 아니라 믿음, 인종, 국적에 상관없이 모든 개인이나 사회의 권리를 교육하고, 존중하며 보호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브루나이 정부 웹사이트(www.pmo.gov.bn) 캡쳐
오는 3일 신규 샤리아 형법 시행을 앞두고 논란이 일자 이스타나 누룰 이만 브루나이 수상은 지난달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브루나이는 주권을 지닌 독립 이슬람 국가"라며 "샤리아법은 이슬람 교리에 어긋나는 행위를 처벌하고 방지할 뿐만 아니라 믿음, 인종, 국적에 상관없이 모든 개인이나 사회의 권리를 교육하고, 존중하며 보호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브루나이 정부 웹사이트(www.pmo.gov.bn) 캡쳐

문제는 브루나이 외에 보수적인 법을 강화하는 동남아 지역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제3세계 분기별 보고서(TWQ)가 2016년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12년 사이 인도네시아 지방정부에서 통과된 샤리아(이슬람) 법이 최소 442개에 달하며, 이들 법은 음주 금지, 여성의 복장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인권 전문가들은 이 중에서도 브루나이의 형법이 가장 가혹하다고 전했다.

브루나이의 보수화는 이슬람 때문만은 아니다. 비슷한 이슬람 석유 부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영화관 개방, 여성 운전 허용 등 보수적인 법을 개혁하는 시도를 보여 브루나이와 반대 행보를 걷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루나이 왕가가 72세인 술탄(볼키아 국왕)이 노쇠하면서 정통성 강화를 위해 보수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동남아시아연구소(ISEAS) 무스타파 이주딘 연구원은" 강경 정책은 고숙련 외국인 노동자나 관광객의 기피를 불러 오히려 경제 목표 달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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