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퀴어퍼레이드 20돌 찬반대립 여전…세계 각국은 어땠나

서울퀴어퍼레이드 20돌 찬반대립 여전…세계 각국은 어땠나

강민수 기자
2019.06.01 08:07

브루나이 '동성애 투석형' 논란 · 케냐 "동성 간 성관계는 불법" <br> 대만 "亞최초 동성결혼 법제화" · 브라질 "동성애 혐오는 범죄"

지난해 7월1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 / 사진=뉴스1
지난해 7월1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 / 사진=뉴스1

오늘(6월 1일) 서울퀴어문화축제의 꽃인 퀴어퍼레이드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다. 올해로 20회를 맞이했지만 행사를 놓고 갈등은 여전히 깊다. 기각되긴 했지만, 올해 행사를 앞두고서도 일부 보수·기독교단체 등은 '서울퀴어퍼레이드'를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집회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지난해에는 퀴어퍼레이드 장소 인근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고 올해도 비슷한 행사가 예고된 상태다.

눈을 세계로 돌려보면 동성애를 불법으로 규정하거나 엄한 형벌을 예고하는 국가가 있는 반면 동성애 혐오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나라도 있다. 20돌인 서울퀴어문화축제를 맞아 최근 화제가 된 LGBT(성소수자) 관련 세계 이슈를 돌아본다.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AFPBBNews=뉴스1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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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나이 '동성애 투석 사형' 논란 … 케냐 "동성 간 성관계는 불법"

<!--end_block-->동남아 석유 부국 브루나이는 지난 4월 동성 간 성관계나 간통 시 투석 사형에 처하는 새 이슬람 형법을 발표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새로 시행된 샤리아 형법 82조에 따르면 리왓(liwat)을 행한 자는 돌을 던져 죽이는 형에 처한다. 리왓은 남성 간에 혹은 부부가 아닌 남성과 여성 사이의 성관계를 말한다.

또한 절도죄를 저지르면 손목·발목을 절단하거나, 낙태할 경우 공개 태형에 처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은 비이슬람교도, 브루나이에 등록된 항공기·선박을 이용하는 외국인에게도 적용돼 논란이 더욱 커졌다.

이에 반발해 조지 클루니, 엘튼 존이 주도해 브루나이 국부펀드 소유 호텔 불매운동이 일기도 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판문관 역시 성명을 통해 "인권의 심각한 후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거센 반발에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지난달 "샤리아 형법 위반 시 처하는 사형을 보류하겠다"며 "브루나이는 지난 20여년 동안 관습법에 따라 사실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24일에는 케냐 고등법원이 만장일치로 동성 간 성관계는 불법이라고 재차 못박기도 했다. 케냐는 형법을 통해 "자연적 질서에 반하는 성행위를 금지한다"고 규정하며, 이를 어길 경우 최고 14년의 징역형에 처한다. 지난해만 동성 간 성관계 혐의로 15명이 기소됐다.

2016년 LGBT 인권운동가들은 케냐 고등법원에 동성 간 성관계 처벌이 동성애자를 향한 혐오 정서를 일으킨다며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케냐 고등법원 판사들은 "동성 간 성관계를 처벌하는 자국 형법이 개인의 평등, 존엄,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LGBT가 선천적이라는 결정적인 과학적 증거도 없다"고 전했다. 이에 현지 인권운동가들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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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아시아 최초 동성결혼 법제화"…브라질 "동성애 혐오는 범죄"

<!--end_block-->그러나 LGBT에게 절망적인 소식만 있지는 않다.

지난해 9월 30일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열린 퀴어 퍼레이드에서 참가자들이 성소수자(LGBT)의 상징인 무지개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AFP
지난해 9월 30일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열린 퀴어 퍼레이드에서 참가자들이 성소수자(LGBT)의 상징인 무지개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AFP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난 곳은 아시아 최초로 동성결혼을 법제화한 대만이다. 대만 국회는 지난 17일 찬성 66표 대 27표로 동성 간 결혼을 허용하는 특별법안을 통과시켰고, 차이잉원 총통이 22일 법안에 서명하면서 절차가 완료됐다.

이번 의결은 "동성결혼 금지는 위헌"이라는 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2017년 5월 대만 헌재는 남성과 여성 사이만 결혼하도록 규정한 현행 민법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국회에 2년 내 동성결혼을 위한 별도의 법률을 만들거나 현행법을 고칠 것을 요구했다.

이같은 결정은 보수 진영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대만은 시민단체 다음세대행복연맹 주도로 지난해 11월 국민투표를 치렀다. 국민투표에서 '민법에서 결혼을 이성 간 행위로 제한', '학교의 성소수자 관련 교육 금지', '동성커플의 권리를 다룬 별도 법 제정' 등 3개 안이 다수의 동의를 얻고 통과됐으나, 헌재의 결정을 뒤집을 순 없었기에 국회는 투표로 막힌 민법 개정 대신 특별법을 제시했다.

법안이 발효된 지난 24일 하루에만 동성커플 526쌍이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에선 대법원이 24일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를 범죄행위로 인정하기도 했다.

브라질 연방대법관 11명 중 6명은 이날 열린 전체회의에서 "성소수자를 차별금지법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성소수자 차별은 인종차별과 다름없다"는 다수의견을 내놓았다.

루이즈 푸스 대법관은 "동성애자를 향한 폭력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사법부는 다수의 폭력을 막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의회에도 압박을 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의회엔 20년 가까이 동성애 혐오 범죄화를 위한 노력이 있었으나, 보수 가톨릭 층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현지 LGBT 활동가들은 지난해 10월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동성애 혐오 범죄가 늘어났다고 주장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들이 동성애자일 바에야 차라리 죽는 게 낫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현지 인권단체에 따르면 지난 1월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이후 최소 141명의 성소수자가 살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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