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소수자 차별, 인종차별이나 다름 없어"… 1월 이후 141명 LGBT 살해돼

브라질 연방대법원이 성 소수자를 향한 혐오를 범죄행위로 인정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은 브라질 연방대법원이 이날 열린 전체회의에서 "동성애자, 트랜스젠더(성전환자) 등 성 소수자(LGBT)를 차별금지법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다수의견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연방대법관 11명 중 6명은 성 소수자를 향한 차별이 인종차별주의와 다름없다고 간주했다.
루이즈 푸스 대법관은 "동성애자를 향한 폭력이 심각한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며 "사법부는 소수를 대상으로 한 다수의 폭력을 막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방대법원 심리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됐으나 전체회의는 3개월여 만에 재개됐다. 남은 5명 대법관의 의견을 포함한 최종 심리는 다음 달 5일에 이루어진다.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브라질 의회에도 압박을 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의회에는 거의 20년 동안 동성애 혐오 범죄화를 위한 노력이 꾸준히 있었으나, 보수 가톨릭 층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돼왔다. 푸스 대법관은 의견문에서 "의회에서 진전 속도가 보이지 않는다"며 "법안 승인이 늦춰지는 동안 동성애 혐오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브라질 내 LGBT 활동가들은 지난해 10월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동성애 혐오 범죄가 늘어났다고 주장한다. 현지 인권단체 그루포 게이 다 바히아에 따르면 지난 1월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이후 최소 141명의 성 소수자가 살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의 유일한 동성애자 국회의원 진 윌리스는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며 프랑스로 망명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들이 동성애자일 바에야 차라리 죽는 게 낫다", "브라질을 동성애자 세상으로 만들 수는 없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브라질은 인구의 65%가 가톨릭이나 상당한 규모의 LGBT 공동체가 발달한 국가로, 2013년에는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한편, 아시아 지역에서는 지난 22일 대만이 최초로 동성 간 결혼을 법제화해 등기를 받은 첫날 526쌍의 동성 부부가 등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