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르노 합병제안 철회…세계3위 車기업 무산

피아트, 르노 합병제안 철회…세계3위 車기업 무산

유희석 기자
2019.06.06 15:08

르노 노조, 일자리 우려에 반대…日닛산 관계도 변수<br>프랑스정부 합병 연기 요청…피아트 결국 제안 철회

이탈리아계 자동차 회사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프랑스의 르노 로고. /사진=로이터
이탈리아계 자동차 회사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프랑스의 르노 로고. /사진=로이터

세계 3위권의 거대 자동차 회사 탄생이 무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탈리아·미국계 자동차 회사 피아트 크라이슬러(FCA)가 프랑스 업체 르노에 대한 경영 통합 제안을 철회했다고 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합병을 위해서는 르노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 르노와 동맹을 맺은 일본 닛산자동차의 협력이 필요한데 이를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WSJ에 따르면 이날 밤 최대주주 자격으로 르노 이사회에 참석한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FCA와 르노 합병이 르노-닛산 동맹의 틀에 들어맞아야 한다는 점을 전제조건을 제시하며 합병 연기를 요청했다. 단순히 FCA와 르노가 합병하는 것이 아니라 닛산까지 포함하는 연합체가 탄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닛산 측은 합병 투표에 기권하기로 해 사실상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프랑스 정부가 FCA와 르노 합병을 밀어붙이면 가뜩이나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의 구속으로 뒤숭숭한 르노-닛산 연합이 와해할 위험이 생긴 것이다. 르노와 닛산은 각각 43.4%, 15%의 지분을 서로 보유하고 있다. 르노 노조가 일자리 감소 우려로 합병에 반대한 것도 프랑스 정부에는 부담이 됐다. FCA는 결국 이날 르노에 대한 합병 제안을 철회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합병의 필요성에 대한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FCA가 르노와 합병을 추진했던 이유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등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개발비용과 구매 비용, 치열한 경쟁으로 말미암은 판매 둔화 등을 규모의 경제로 극복하기 위함이었다. 양사가 합병하면 연간 생산 대수가 900만대로 독일의 폭스바겐, 일본의 토요타에 이어 세계 3위의 거대 자동차 회사가 되기 때문이다.

WSJ은 "FCA와 르노의 합병 추진은 유럽 자동차 업계가 경쟁 관계를 극복하고, 항공업계의 에어버스 같은 기업을 탄생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시험이었다"며 "하지만 프랑스의 정치적 상황과 닛산과의 관계 등으로 결국 무산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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