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규제와 강제징용 판결 관련성엔 '모른척'… <br>문대통령 발언에 "비정상"이라 하는 등 결례도

한·일 관계가 악화되는 와중에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이해하기 힘든 언사가 꾸준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상대국 정상에 대한 '막말 논란'까지 나오며 좁혀질 줄 모르는 한일 갈등의 틈을 더욱 벌리고 있다.
꾸준히 지적되는 것은 일본 정부의 '모르쇠' 태도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초에 이어 이달 초까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두 차례 내 놓으면서 한국은 "사법부 판단에 대한 보복조치"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 정부는 오히려 '왜 두 사안을 연결짓느냐'는 반응이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키로 한 각의 결정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 각의에서의 결정은 안보관리를 위한 것"이라며 "대항조치(보복조치)가 아니다"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도 안보에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같은 일본의 태도에 대해 미국 언론에서조차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는 안보 불안으로 정당화될 것으로 보이나 (한국에서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관련) 판결에 대한 보복이란 점은 상식"이란 해석을 내놓았다.
또 세코 경제산업상 자신도 한달 전인 지난달 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수출 관리상의 조치를 왜 이 시점에 내놓는가'란 질문에 답변하면서 여러 경위들 중 하나로 "올 들어 지금까지 양국간 쌓아온 우호 협력 관계에 반하는 한국 측 부정적 움직임이 잇따랐다"며 "더구나 옛 조선 반도 출신 노동자(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해 만족하는 해법이 제시되지 않았고 관계부처에서 상담한 결과 신뢰관계가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적은 바 있다. 이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강화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발언이다.
한일 양국이 평행선을 달리게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진실공방'으로까지 벌어지고 있는 쟁점에 대한 일본 측의 강한 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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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예가 지난달 12일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한일 실무자급 양자회의에 대해 "협의의 자리가 아닌 설명회 자리"라거나 "한국으로부터 규제조치를 철회하란 요구가 없었다"고 주장한 점이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한일 양측이 수출 규제를 두고 5시간 동안 반박, 재반박을 주고받은 것 자체가 단순히 설명회라 볼 수 없다"거나 "한국은 분명히 일본 조치의 원상회복, 즉 철회를 요구했다"고 강변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경제산업성 측은 자신들의 주장을 근거로 '말을 바꾸는 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빌미로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 테이블에 나올 것을 줄곧 거부 중이다.
최근에는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막말'도 논란이 됐다. 지난 2~3일 사토 마사히사 일본 외무성 부(副)대신은 방송 출연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지극히 품위가 없다"거나 "비정상"이라고 말하는 등 상대국 정상에 대한 결례에 가까운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차관급 인사가 상대국 정상을 향해 이런 막말을 쏟아내는 게 과연 국제적 규범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하고, 우리 외교부는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강한 유감과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