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젊은이 만난 람 장관… '송환법' 부활 의사

홍콩 젊은이 만난 람 장관… '송환법' 부활 의사

강민수 기자
2019.08.27 16:32

실탄·물대포 발사 하루 만에 20~30대 청년 비공개 회동… "송환법 완전 철회 어려워"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사진=AFP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사진=AFP

홍콩 대규모 시위가 장기화된 가운데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청년층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람 장관은 시위의 도화선이 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을 철회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혀 홍콩 사태는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그는 송환법이 "죽었다"고 말한 바 있다.

2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람 장관은 전날 오후 케빈 융 교육부장관과 라우 콩와 내무부장관을 대동해 20~30대 위주의 시민 약 20여명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SCMP는 이날 회동을 가진 시민은 정치적 소속은 없어 보였다고 전했다.

이 회동은 경찰이 시위대에 처음으로 실탄과 물대포를 발사한 지 하루 만에 열렸다. 지난 12일 현지 학자 3명이 실시한 첫 현장조사에 따르면 시위대의 57.7%가 29세 이하였고, 26%는 20~24세로 20대가 주축을 이뤘다.

차이완의 청년 광장에서 람 장관은 한 시간 동안, 장관들은 세시간가량 머무르며 이들과 만났다. 앞서 람 행정장관은 지난달 초 시위대 주축인 대학생 연합에 비공개 회동을 제안했으나, 대학생들이 회동 공개와 시위 참여자 무혐의 처분을 요구하면서 이는 무산됐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회동은 중국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이 주도해 마련됐다.

회동에 참여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참석자는 람 장관에게 시위대의 5대 요구를 반드시 한꺼번에 충족할 필요는 없으나, 먼저 송환법을 완전 철폐한 뒤 독립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고려해달라고 조언했다.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사항은 △송환법 완전 철폐 △경찰의 강경 진압과 관련해 독립 조사위원회 구성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그러나 이에 람 장관은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법안 완전 철회는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람 장관은 지난 6월 15일 송환법을 무기한 연기한다 밝히고, 지난달 9일엔 "송환법은 죽었다"며 사실상 폐기 의사를 밝혀왔다. 다만 '법안 완전 철회'를 선언한 적은 없는데 이번 비공개 회동을 통해 철회할 생각이 없음을 확인한 것이다.

이어 람 장관은 "시위대가 경찰의 과도한 무력 행위에 문제 제기하며 경찰은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해 독립 조사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거부하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회동에 참석한 중도성향 단체 '세번째 길(Third Way)'의 부회장 캐스퍼 웡 춘롱은 "람 장관이 '여러분의 모든 견해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비판을 수용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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