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입하면 중국도 엄청난 타격 감수해야"

홍콩 시위대에 경찰이 권총을 발포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중국의 홍콩 개입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현지 금융인들은 중국의 개입은 가능성이 거의 없는 얘기라고 입을 모았다. '제2의 홍콩'을 만들겠다는 중국의 계획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27일 홍콩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밤 시위대와 경찰은 도심 곳곳에서 충돌했다. 물대포가 이날 처음으로 홍콩에서 모습을 보였고,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이 쇠파이프를 들고 경찰을 공격하는 시위대를 향해 실탄으로 경고사격을 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홍콩 경찰의 실탄 사격 소식을 재빠르게 전달했고, 이는 홍콩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데 일조했다.
외교부는 지난 26일 홍콩 전 지역에 1단계 여행경보인 남색경보(여행유의)를 발령했다. 1단계 남색경보는 체류자 신변안전 유의와 여행예정자의 여행 유의를 요구한다.
그러나 홍콩 현지에서 만난 금융인들은 대체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에도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국내 증권사 현지 법인의 한 관계자는 "시위대가 많이 모이다보면 어디에나 과격한 사람은 있을 수 있다"며 "이번 일에 크게 의미를 두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반응은 중국이 홍콩에 개입하긴 어렵다는 것에 기인한다. 금융시장에서 홍콩이 가지는 지위, 중국의 현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중국의 개입은 자해에 가깝다는 것이 증권업계 중론이다. 이때문에 이번 시위가 길어질 순 있어도 제2의 텐안먼사태로는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대형 증권사의 홍콩법인장은 "중국의 위안화는 아직 글로벌 통화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고 중국 본토의 자금 입출입도 자유롭지 않다"며 "홍콩이 가진 특별한 지위, 금융 허브로서의 역할은 여전히 중국에게도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홍콩에 직접 개입하면 중국 자본시장도 붕괴될 수 있다는 인식이 많다"며 "중국이 개입할 수 있었으면 벌써 하고도 남았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도 리포트를 통해 "중국의 경제규모가1989년 텐안먼 사태 시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해 무력 진압 이후의 경제적 부담이크고, 현재의 중국 시장 개방의 정도가 당시보다 훨씬 높다"며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와중에 주변국들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개입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현지에서는 중국이 홍콩의 대체재를 찾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중국 정부는 최근 선전(深圳)에 대한 구체적인 발전 계획을 발표하며 제2의 홍콩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선전을 중국특색사회주의선행시범구(中国特色社会主义先行示范区)로 건설하겠다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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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지 증권사 관계자는 "홍콩은 세금이나 자금의 입출금 등에서 어떤 곳보다 자유롭다"며 "아시아에서의 지위는 물론이고 중국 본토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자금 입금은 자유로우나 출금은 아직도 매우 어렵다"며 "중국 정부에 대한 신뢰 역시 높지 않기 때문에 홍콩의 대체제로 선전을 제시한다는 것은 글로벌 금융사에게는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 전문가는 "중국이 절대로 내줄 수 없는 것이 시위대가 요구하는 직접선거"라며 "이는 중국 본토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라고 전제했다. 그는 "시위대의 요구와 파장이 정치적으로 어떤 임계점을 넘는다면 중국은 자본시장의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개입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