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K팝엔 군무만? 저항도 있다 ④ 사회·사상통제하는 데 K팝이 방해요소될까 전전긍긍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방탄소년단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BE (Deluxe Edition)' 글로벌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왼쪽부터 뷔,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 2020.11.20. dadazon@newsis.com](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0/11/2020112018061526291_1.jpg)
홍콩의 유력매체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6일 '한국의 K팝이 중국 공산당과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지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면서 중국 대학 강의에서 BTS(방탄소년단) 관련 내용이 검열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쓰촨대-피츠버그학원(SCUPI)에 근무하는 한국 국적 정아름 조교수가 최근 K팝의 소프트파워에 대한 강의를 할 예정이었으나 학교가 BTS 관련 부분을 삭제하라고 종용해 강의를 거부했다.
정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학술기관이 강의 내용을, 그것도 국수주의자들이 뿜어낸 터무니없는 말을 근거로 검열하려는 것에 대해 기분이 상했다"고 말했다. BTS 부분을 삭제하는 대신 강의를 거부한 정씨는 "나는 자기검열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달 BTS의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이 중국에서 파장을 일으키면서 교육현장에서 BTS 관련 검열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이와 관련 BTS의 발언에 대해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왔다.
SCMP는 "중국의 수많은 젊은층이 BTS 등 K팝에 매료되면서 K팝이 중국 당국에 의해 '정치적으로 뜨거운 감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BTS의 경우도 일부 극우매체와 네티즌 들이 BTS를 공격했지만 과민반응을 보였다며 오히려 역풍을 맞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공식입장이 아니라며 선을 그으며 논란이 일단락된 듯 했으나 BTS 강의 내용 검열이 알려지면서 뒤로는 검열을 진행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K팝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중국 정치체계와 소소한 충돌이 도드라지고 있다. 걸그룹 블랙핑크는 최근 판다와 접촉하는 1일 사육사 체험에 나섰다가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아야 했다. 멤버들이 장갑이나 마스크를 끼지 않고 판다를 만졌다는 것인데 중국 네티즌들은 이런 행동이 중국의 '국보'로 불리는 판다의 건강에 위험을 끼칠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가수 이효리는 한 예능프로에서 "예명으로 마오 어때요?"라고 말했다가 중국 네티즌들은 이효리가 우리에게 세종대왕과 같은 존재인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전 국가주석을 모욕했다며 십자포화를 쏟아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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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네티즌들의 이런 반응은 2016년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쯔위가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것이 논란이 된 것과 유사하다. 쯔위는 무심결에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가 공개 사과까지 해야 했다.
슈퍼주니어 최시원이 홍콩 시위와 관련한 한 인터뷰를 리트윗 했다가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최시원의 리트윗을 홍콩 시위 지지 표현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논란이 커지자 최시원은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자신의 웨이보에 글을 올려 "나는 단지 (홍콩의) 혼란과 폭력 사태가 조속히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관심을 표현했을 뿐"이라고 해명해야 했다.
![[베이징=AP/뉴시스]17일 중국 베이징 싼리툰 거리에 개점한 애플의 플래그십 매장 앞에서 이곳 직원이 몰려든 애플 팬들을 통제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6.8%까지 추락했던 중국 경제가 2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반등했다고 발표했다. 2020.07.17.](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0/11/2020112018061526291_3.jpg)
이같은 충돌은 K팝에 관심이 많은 중국 밀레니얼세대에 대한 애국주의 교육이 맞물리면서 벌어지는 일로 평가된다. K팝은 유튜브와 SNS를 전세계로 뻗어나가고 있고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에서 유독 중국을 공격하는 듯한 일들에 대해 과민반응이 나오는 것은 중국의 젊은 네티즌들이 애국주의 강화교육을 받은 첫 세대이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2000년대 출생한 '링링허우(00后)'는 2013년 시진핑(習近平) 시대 강화된 애국주의 교육을 온전히 받은 첫 세대다.
이들은 중국이 강국의 반열에 올라선 이후 자랐는데, 애국주의 교육이 강화되면서 맹목적 애국주의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상 통제가 절실한 중국 정부 입장에선 맹목적 애국주의의 발현이 싫지 않을 수 있다.
또 K팝의 확산이 정치적인 목소리로 이어지는 것이 결코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 K팝이라고 강력한 통제와 보복이 뒤따를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