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인플레이션이 198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월스트리트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향후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13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08.54포인트(0.67%) 내린 3만772.79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7.02포인트(0.45%) 내린 3801.78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17.15포인트(0.15%) 내린 1만1247.58로 거래를 마쳤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이날 2.976%로 출발한 10년물 수익률은 2.936%로 하락했다.
이날 월스트리트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CPI가 198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주요지수는 출렁였다. 다우지수는 장중 466포인트까지 하락했고, 나스닥과 S&P500지수도 각각 2%, 1.5% 이상 하락했다가 낙폭을 줄였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약 41년 만에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연준이 이달 말 또 한번의 큰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미 노동부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대비 9.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81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시장 전망치(8.8%)를 큰 폭으로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달 CPI는 전달대비 1.3% 상승하며 지난 4개월 동안 3번째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1.1%)를 상회한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0.7% 상승했다. 이 역시 월가의 전망치(0.5%)를 웃돌았지만, 연간 기준 상승률은 지난 3월 6.5%를 고점으로 5월 6%, 6월 5.9%를 기록하는 등 둔화하는 모습이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의 가격이 급격히 오르거나 내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연준은 근원 CPI를 미래 인플레이션 추세를 예측할 수 있는 보다 정확한 척도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한 달 동안 휘발유 가격은 급격히 떨어졌다. 6월 초 122달러까지 올랐던 국제유가는 배럴당 96달러 대로 급락했고, 실제 주유소의 판매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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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식품 가격은 지난달 1% 상승하는 등 하락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에만 12.2% 상승하며 1979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6월 임대료는 0.8% 오르며 1986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임대료는 지난 1년간 5.8% 올랐다. 이밖에, 신차, 중고차, 자동차보험, 의류, 가구, 의료 등의 가격도 올랐다. 반면 항공요금은 하락했다.

높은 물가는 명목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소득을 계속 잠식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6월 평균 시간당 소득은 전년 동월대비 3.6% 감소하며 2007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소비에 충격을 주고, 결국 기업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은 과열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은 연준이 이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5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BMO 캐피탈마켓의 살 구아티에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정점에 달하지 않을 것이고 예상보다 더 오랫동안 완강하게 높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며 "이달 27일 연준의 기준금리 75bp 인상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RBC캐피털마켓의 톰 포셀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향후 수개월 내' 내려갈 가능성이 있지만, 연준은 '인내심이 바닥' 났으며 7월과 9월에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은 7월 75bp 인상을 준비하고 있으며, 원하지는 않지만 100bp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시장은 9월에도 75bp 추가 인상을 예상하고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기 시작할 것이지만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둔화 과정에 들어가기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찰스 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는 "연준은 단기적으로 더 공격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수요를 압박해야 하는 것 외 다른 방도가 없다"며 "지금 경기 침체가 굳어지고 있고, 이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제러미 시겔 펜실베이아대 와튼경영대학원 교수는 CNBC에 "지난 6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휘발유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둔화됐음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앤드루 슬리먼 선임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이 수치가 진짜 최고치이며 앞으로 몇 달 내 인플레이션 수치가 진정될 것이라고 믿기 시작했다"며 "최근 인플레이션 역사를 살펴보면 주식은 시장이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다고 믿을 때 바닥을 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슬리먼 매니저는 "시장이 여기서 도약할 것이라는 건 아니지만 올 들어 최저치 범위 안에 있는 것 같다"며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훨씬 나아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주요 기술주는 등락이 엇갈렸다. 아마존과 테슬라는 각각 1.08%, 1.70% 올랐고, 넷플릭스와 메타는 각각 1.20%, 0.13% 상승했다.
반면 애플과 알파벳은 각각 0.26%, 2.34% 내렸고, 펠로톤과 줌 비디오는 각각 3.46%, 6.47% 하락했다.
다우와 보잉은 각각 1.49%, 2.18% 내렸다. 디즈니와 캐터필러는 각각 0.71%, 0.36% 하락했다.
항공주는 약세를 보였다. 델타 항공과 아메리칸 항공은 각각 4.48%, 3.12% 내렸다.
인수계약을 깬 일론 머스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트위터는 7.89% 올랐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8월 인도분은 배럴당 0.55달러(0.57%) 오른 96.3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9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오후 10시23분 기준 배럴당 0.36달러(0.36%) 오른 99.85달러를 기록 중이다.
금 가격은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9.00달러(0.52%) 오른 1733.8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는 소폭 약세다. 이날 오후 5시24분 기준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05% 내린 108.02를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