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만의 최악 인플레에 은퇴비용 더 필요…
미국인 "최소 은퇴비용 17억 필요" 1년새 20%↑,
물가 때문에 은퇴 시기도 62.6→64세로 재설계

40여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미국인들은 1년 전보다 20% 더 많은 은퇴 비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보험 등 금융서비스 기업 노스웨스턴 뮤추얼의 최근 설문조사 내용을 인용해 미국인들은 현재 은퇴를 위해 최소 125만달러(한화 약 17억8000만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조사 때보다 20% 늘어난 것이다.
예상 정년 역시 지난해 62.6세에서 64세로 늘어났다. 최소 은퇴 비용이 증가한 만큼 더 오래 일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던 것이다. 또 미국인 10명 중 4명은 "은퇴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자의 절반은 "사회보장연금 보조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각각 답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예상보다 가파른 인플레이션이 있다. 실제 올 들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7~9% 안팎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월별로는 7월 9.1%, 8월 8.5%, 9월 8.3%, 10월 8.2% 등을 기록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3차례 연속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는데도 좀처럼 물가는 잡히지 않고 있다.
물가상승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생활비 부담이 커졌고 이는 더 많은 노후 비용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변화로 이어졌다. 올해 은퇴저축 계좌의 평균금액이 8만6869달러(1억24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1% 감소한 것도 같은 이유다. 급여 등 고정 수입이 없는데 물가가 급등하면서 은퇴 저축에서 돈을 빼 쓴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주식 등 금융시장이 급락한 것도 한 요인이다. 은퇴 자금을 주식 등에 투자했는데 수익은커녕 손실을 기록하면서 자금 압박을 느끼게 된 것이다. 미국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투자상품(주식 60%·채권 40% 투자 포트폴리오)이 이달 중순 현재 100년 만에 최악의 수익률을 낸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노스웨스턴 뮤추얼의 최고 고객책임자(CCO)인 크리스찬 미첼은 "계속되는 인플레이션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은퇴 비용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은퇴 비용과 은퇴 시점에 대한 기존 계획과 목표를 재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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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 정부는 은퇴자에게 주는 사회보장연금의 생활물가조정분(COLA)을 내년부터 8.7% 인상하기로 했다. 이 같은 인상률은 1981년 이후 40년 만에 최대 수치다. 현재 미국에선 수백만명의 은퇴자들이 매달 평균 약 1656달러(236만원)의 수표를 받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매달 144달러(20만원)를 더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