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불씨를 살리려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

물론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적어도 미국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면서도 이번 전쟁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양측이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양측 주민들에게 번영과 안전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말을 한 대통령은 거의 15년 전에 막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바이든이 말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중동에서는 역사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가자지구의 전쟁은 다시 한번 평화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지만, 지난 10월 7일 1200명 이상의 이스라엘인이 학살되고 이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약 1만 600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한(12월 7일 현재) 상황에서 이는 공허한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래 이 성스러운 땅에서 이렇게 많은 피를 흘린 사태가 발생한 적은 없었고 평화가 이렇게 멀게만 느껴진 적도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 논의가 시작되길 희망한다. 그는 10월에 "이 위기가 끝나면 그다음에 대한 비전이 있어야 하며, 우리가 보기에 그것은 '2 국가 해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11월 바레인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아랍 관리들도 비슷한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았다. 안와르 가가쉬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보좌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병립해 살아가는 '2 국가 해법'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야기가 끔찍한 전쟁 중에 이스라엘에 대한 서방의 지원과 아랍의 무대책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30년 평화 프로세스는 실패로 점철돼 있다. 협상은 다시 시작돼봤자 최소 세 가지 필수적인 변화 없이는 반드시 실패하게 돼 있다.
첫째는 새로운 리더십이다. 현재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양측 정파는 30년 전 초기 평화 프로세스를 망치기 위해 노력했던 바로 그 정파들이기 때문에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다음은 협상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다. 양측 모두 상대방의 진정성을 점점 더 의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양측 모두 협상을 위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팔레스타인은 그들의 국가가 존립할 수 있다고 느껴야 하고 이스라엘은 그들의 국가가 안전할 것이라고 느껴야 한다.
'2 국가 해법'은 거의 한 세기 동안 어떤 형태로든 존재해 왔다. 유엔은 1947년 팔레스타인 지역 분할 계획을 채택해 아랍과 유대의 두 국가를 만들고자 했고 종교적으로 특별한 도시인 예루살렘은 국제적으로 관리할 계획이었다. 아랍 국가들은 이를 거부했고 이스라엘은 독립을 선언했으며 이웃 국가들은 곧바로 침공했다.
수십 년간의 분쟁 끝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1991년 마드리드에서 열린 평화 회의에서 협상을 시작했다. 그 후 1993년 오슬로 협정이 체결돼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위한 5년 시한이 정해졌고, 그 사이 점령지역의 일부에 대해서만 제한된 정치행정적 권한 및 사법관할권을 가진 일종의 국가 정부인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PA)가 설립됐다. 이후 캠프 데이비드와 타바 정상회담, 부시 행정부의 '평화를 위한 로드맵', 오바마 외교 모두 연이어 실패했다. 양측의 마지막 직접 회담은 2014년에 결렬됐 다시는 소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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