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가장 치명적인 드론 조종사가 된 '덕후' 게이머들 [PADO]

우크라이나의 가장 치명적인 드론 조종사가 된 '덕후' 게이머들 [PADO]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2024.12.07 06:00
[편집자주] 전쟁은 유혈이 낭자하는 참혹한 현장입니다. 생존을 위한 인간의 혁신 본능이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훗날 역사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좀 더 두고볼 일입니다만 장차전(將次戰)이 어떻게 벌어질지를 분명히 보여줬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드론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포격 소리가 전장에서 가장 두려운 소리였지만 이젠 드론의 비행음이 더 큰 공포를 불러 일으킵니다. 드론은 이미 전장의 풍경 자체를 바꿔놓았습니다. 전차를 앞세워 보병이 진격하는 방식은 2차세계대전 이래 하나의 규범처럼 자리잡았는데 이제는 전차조차도 드론을 피해 숲 속 등에 숨어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렇게 바뀐 전장의 풍경이 주는 교훈을 놓치는 군대는 실패를 피할 수 없습니다. 남아프리카에서 벌어진 보어전쟁에서 이미 기관총에 의한 대량 살육전이 벌어졌는데도 이 전쟁의 교훈을 무시한 장군들은 10년 뒤 벌어진 1차 세계대전에서 기관총의 위력을 무시하고 돌격전을 펼치다 수십만 명의 병사들을 사지로 몰아넣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11월 3일 자 기사가 상세히 전하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부대의 모습은 또한 장차전의 군대가 어떻게 운용될지도 미리 일별할 수 있게 해줍니다. 군 부대라기 보다는 오히려 일종의 스타트업처럼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야스니오치' 부대의 모습은 인구감소 시대에 결국 예비군 위주로 갈 수 밖에 없는 미래 대한민국 군대의 편제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드론과 공개출처정보(OSINT) 분야는 장차전에서 각광받는 분야임과 동시에 민간 영역의 기여가 중요하기 때문에 향후 예비군 제도 혁신에서도 중점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드론 전투에서 우리는 많이 배워야 합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무인비행체 부대가 시험비행 중인 1인칭시점드론(FPV)의 모습. 휴대용 유탄발사기가 장착돼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우크라이나의 무인비행체 부대가 시험비행 중인 1인칭시점드론(FPV)의 모습. 휴대용 유탄발사기가 장착돼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한 우크라이나 드론 조종사가 자신의 자폭 드론을 피해 간이 화장실에 숨은 러시아 군인 두 명을 발견했다. 그는 좁게 열린 문을 향해 프로펠러 4개가 달린 접시만한 크기의 드론을 급강하시키는 일명 '포쿠스' 기술을 선보였다.

러시아 군인들의 몸은 드론에 장착된 몇 kg짜리 폭발물에 의해 산산조각 나며 연기 속으로 사라졌다. 먼지가 가라앉자 화장실에서 신체 일부가 튀어나와 있는 것이 보였다.

"왔던 곳으로 돌아갔네요." 드론 조종사 올렉산드르 다흐노가 며칠 후 무장 드론과 함께 날아간 정찰 드론이 촬영한 장면을 다시 보며 말했다. 그리고는 낄낄 웃었다.

명랑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의 이 29세 청년은 이렇게 러시아 군인 2명을 사살했다. 그는 1년 반 동안 러시아 군인 300명 가량을 사살했다고 하는데 이는 이라크에서 복무했던 미군 최고의 저격수로 알려진 크리스 카일이 세운 기록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다흐노의 동료들 중 일부는 이보다 더 많은 수를 기록했다.

지난 세기의 기관총 사수나 저격수처럼 공중 드론 조종사들은 현대 전장에서 가장 치명적인 병사들이다. 그들은 RPG(로켓추진유탄)의 폭발력을 저격수의 정밀도로, 대포의 사거리까지 전달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그들은 전선 앞에 무인지대를 만들어 러시아 대군이 올해 방어선을 돌파하는 걸 저지했다. 규모가 훨씬 크고 장비도 더 우수한 러시아군은 조금씩 전진했지만 돌파구를 만들지 못했고, 주로 이 드론 킬러들 때문에 큰 손실을 입었다.

영화 속에서 거구의 마초로 묘사되는 엘리트 군인의 이미지는 체력이 부족하고 스크린에 중독된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실전에서 제대로 싸울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키웠다. 하지만 드론 조종은 군사 전투보다는 컴퓨터 게임과 더 관련이 깊은 빠른 사고력과 날카로운 눈, 민첩한 손가락을 필요로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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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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