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스콘신주에 사는 마니마타나 리는 틱톡에서 1만명 넘는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다. 지난 5년 동안 집을 청소하고 설거지를 하고 아이를 재우는 등 일상 동영상을 공유하며 인플루언서가 됐다. 3개월 동안 그의 동영상 조회수는 100만회가 넘는다. 그러나 곧 틱톡이 미국에서 금지된다고 하자 리는 또 다른 중국 SNS인 샤오홍슈에 계정을 열었다. 리는 "(정부가) 틱톡을 막았는데 우리가 전부 다른 중국 앱으로 몰려간다면 얼마나 웃길까"라고 적었다.

미국에서 틱톡 금지가 임박하자 피난처로 또 다른 중국 SNS인 샤오홍슈(레드노트)가 급부상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통하는 샤오홍슈는 이번 주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중국 SNS가 1억7000만명 넘는 미국 틱톡 난민들의 피난처로 떠오른 것이다. 스타트업 투자사인 GSR벤처스의 앨런 주 이사는 "틱톡 금지 조치로 반사 이익을 얻는 건 여전히 중국 앱"이라고 평했다.
2013년 상하이에서 시작된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인 샤오홍슈는 중국판 인스타그램 혹은 중국판 핀터레스트로 통한다. 샤오홍슈는 '작은 빨간 책'이라는 의미인데, 마오쩌둥의 어록을 담은 책 역시 '작은 빨간 책'으로 불리지만 샤오홍슈 측은 마오쩌둥과는 아무 관계가 없단 입장이다. 전 세계적으로 월간 3억명의 활성 이용자를 거느리고 있으며, 블룸버그는 지난해 샤오홍슈의 순익이 2배 이상 증가 10억달러(약 1조4600억원)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징은 중국 내 서비스가 분리된 틱톡과 달리 샤오홍슈는 분리되지 않는다. 때문에 미국 이용자들은 중국 누리꾼들과 어느 때보다 가깝게 소통할 수 있다. 다만 샤오홍슈는 중국어로 서비스되며 이용자의 압도적인 대다수는 중국인이다. 다른 중국 플랫폼들과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의 검열을 받는다.
NYT는 미국의 틱톡 이용자들이 샤오홍슈로 몰려가는 건 틱톡 금지법에 대한 항의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틱톡 금지법의 근거가 된 중국발 안보 위험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샤오홍슈를 택했단 지적이다. 미국 누리꾼들은 샤오홍슈 게시물에 #틱톡난민(tiktiokrefugee), #틱톡(tiktok) 같은 해시태그를 달고 있다.
미국 오클라호마에 사는 알렉시스 가먼도 14일 샤오홍슈에 계정을 열어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한 틱톡 인플루언서다. 그는 AP통신을 통해 "틱톡이 금지된다는 건 앱만 없어지는 게 아니라 일자리와 친구, 커뮤니티를 모두 잃는다는 의미"라면서 "샤오홍슈에서 환대받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베이징의 한 샤오홍슈 이용자는 가먼의 게시물에 "메이크업이 마음에 든다"는 댓글을 남겼고, 쓰촨성에 사는 다른 이용자는 "나는 중국 스파이다. 그러니 개인정보를 내놓을 게 아니면 반려묘나 반려견 사진을 내놓으라"며 중국이 개인정보에 접근한단 미국 정부의 우려를 조롱하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 정부가 틱톡을 통해 미국 내 1억7000여명의 이용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으며 틱톡 이용자에게 거짓 정보를 퍼뜨릴 수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 4월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틱톡은 오는 19일까지 미국 사업권을 매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 내 서비스 제공이 금지된다.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지만 대법원은 지난주 틱톡 금지법을 지지한단 뜻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틱톡을 구제할 가능성과 일론 머스크가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인수할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