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재점화되면서 글로벌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뉴욕증시와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도 직격탄을 맞았다. 안전자산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미국 국채와 금은 급등세를 보였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2.71% 미끄러졌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9%, 3.56% 내려앉았다. 최근 뉴욕증시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낙관론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랠리를 펼쳤지만,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강화에 맞서 미중 정상회담 취소를 시사하고 100% 추가 관세를 예고하자 급제동이 걸렸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의 일일 낙폭은 상호관세 발표로 시장이 흔들렸던 4월10일 이후 6개월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CNBC에 따르면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로 미국 증시에서 약 2조달러(약 2869조원)가 증발했다고 추산했다.
미중 관세·무역전쟁 우려에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22.44까지 치솟으면서 지난 6월19일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인터랙티브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트레이더는 "시장이 순식간에 험악해졌다"면서 "이번 반응은 정책 여파뿐 아니라 시장에 만연하던 안일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 국제유가도 4% 넘게 급락했다. 구리, 대두, 밀, 면화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도 크게 흔들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2만달러를 상회하던 비트코인은 일시적으로 10만3000달러대까지 밀려났다. 이더리움과 엑스알피(리플) 등 알트코인들도 10% 안팎의 폭락세를 보였다. 유명 트레이더인 밥 루카스는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이번 시장 급락을 "코로나급 핵폭탄"이라고 평가했다. 가상자산 자료제공업체 코인글래스는 이번 시장 급락으로 가격 상승에 베팅했던 트레이더들이 대규모 청산을 당하며 총 70억달러(약 10조원) 규모의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고 전했다.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몰려갔다. 금 선물 가격은 다시 온스당 4000달러선을 회복했다. 국채 가격이 상승하면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장중 4.03%까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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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가 경신을 계속하다 간만에 큰 폭으로 떨어진 만큼 투자자들이 이전처럼 저가 매수에 나서며 곧바로 반등할 것인지, 아니면 낙폭이 커지며 조정이 본격화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존스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크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를 통해 "여름 내내 탐욕이 시장을 지배했다"면서 "이번 매도세는 더 큰 조정의 시작일 수 있다. 특히 미중 무역휴전이 끝날 경우 시장 움직임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노스라이트자산운용의 크리스 재카렐리 애널리스트는 "10월은 전통적으로 가장 변동성이 큰 달인데 그 명성에 걸맞은 움직임이 나왔다"면서도 "앞으로 몇 주 동안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으나, 경기 자체에 심각한 타격이 없는 한 연말쯤 반등하면서 10월 주가 조정시 저가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결국 옳았단 평가를 받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