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모은 금 '폭락', 이자까지…골드러시 중국인들 '패닉'

빚내서 모은 금 '폭락', 이자까지…골드러시 중국인들 '패닉'

베이징(중국)=안정준 기자
2025.10.29 08:07

사상 최고치를 넘어선 금값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자 중국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혼란 양상이 빚어진다. 특히 저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 탓에 최근 소비자 대출과 주택 담보를 통한 금 투자가 늘어 손실 규모가 확대된다. 은행권은 빚 내서 금을 사지 말라는 경고를 내놓기 시작한다.

골드바 /로이터=뉴스1
골드바 /로이터=뉴스1

28일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은 중국 남부 선전시에서 거주하는 개인투자자 리모씨의 사례를 들어 이 같은 '대출 투자족'들의 고민을 전했다.

리씨는 최근 은행의 금 적립 계좌에 쌓아온 한 달치 수익이 모두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됐다. 자동 위탁 매매 기능을 켜둔 상태였는데 금값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새로 매수한 금이 그램당 10~30위안(약 2000~6000원)씩 손실을 내기 시작한 것. 더 큰 문제는 리 씨의 금 투자 자금은 소비자 대출이었단 점이다. 대출로 금을 사서 30% 넘는 수익을 얻자 여러 금융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 대출을 신청하며 레버리지를 키웠다. 이젠 금값 급락과 함께 레버리지 투자 위험이 현실화했다.

리씨가 과감히 레버리지 투자에 나설 수 있었던 건 금값이 빠르게 오른 반면 대출 이자율은 낮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의 온라인 소비자 대출 플랫폼 이자율은 연 7~24% 수준으로 약 5년 전 15~50%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지난 10년 금값 누적 상승률은 200% 이상이니 빚을 내서 금을 사도 된다는 풍조가 확산됐다.

화난 지역 IT업체에 근무하는 린모씨는 노후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금에 투자한 사례다. 그는 부동산 시장이 둔화된 데다 집이 낡아 임대도 안되니 차라리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 금으로 바꾸는 게 낫겠단 생각을 했다. 여기에 더해 그는 수입과 저축의 절반을 금에 쏟아부었다. 린모씨는 금값이 그램당 1000위안(약 20만원)을 돌파할 때 까지 이익을 보다가 추가 매수 후 고점에 물린 상태다.

이는 린씨와 리씨만의 일이 아니다. 중국 내여러 금 투자 단체 대화방에는 대출로 금을 산 투자자들의 비슷한 고민이 넘쳐난다. 대다수가 지금 팔면 손실이 확정되고, 버티면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권에선 빚 내서 금을 사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다. 몽상은행은 지난 25일 '금 가격 변동폭이 크니 투자자는 자신의 재무상황과 위험수용능력에 맞게 신중히 투자하라'는 경고문을 내놨다. 중국은행, 광파은행, 흥업은행은 신용카드 자금을 금 투자에 사용하면 한도 축소, 거래 제한, 카드 정지 등 제재에 나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안정준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