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숙원 핵잠수함 빗장 풀렸다…트럼프 "건조 승인, 한미동맹 강력"

30년 숙원 핵잠수함 빗장 풀렸다…트럼프 "건조 승인, 한미동맹 강력"

뉴욕=심재현, 김인한 기자
2025.10.30 09:28

(종합)이 대통령 정상회담 요청에 하루만에 화답…필리조선소 경제·안보동맹 상징 부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방명록을 작성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방명록을 작성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30년 넘게 끌어온 핵추진 잠수함 도입의 빗장이 풀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의 요청에 핵잠수함 건조와 관련한 핵연료 계획을 승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한국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이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대신 핵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며 "한미 군사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게시글에서 "한국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 조선업이 곧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디젤 잠수함은 잠항(潛航)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잠수함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핵잠수함 도입 승인을 요청받고 후속 논의를 이어가자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승인'을 언급한 것은 이 대통령의 요청에 하루만에 즉각 화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오션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방명록에 서명한 뒤 조시 샤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와 악수하고 있다. /필라델피아(미국)=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오션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방명록에 서명한 뒤 조시 샤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와 악수하고 있다. /필라델피아(미국)=뉴시스

핵잠수함 도입에는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이 필요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했다"고 밝힌 만큼 개정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6월 개정된 한미 원자력 협정은 연구 분야에서만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20% 미만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도록 했다. 핵잠수함 건조를 위해선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을 통해 핵연료를 확보해야 한다.

핵잠수함은 디젤 연료로 움직이는 재래식 잠수함보다 속도가 2배 이상 빠르고 소음이 없어 은밀한 작전이 가능하다. 한국은 잠수함과 소형 모듈 원자로(SMR)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 원자력 협정이 개정되고 예산만 지원되면 7~10년 안에 핵잠수함을 전력화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핵잠수함 도입은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발생한 1차 북핵 위기 당시부터 추진해온 숙원 사업이다. 국방부와 원자력연구소가 러시아 핵잠수함 도면과 러시아제 소형 원자로 기술까지 입수하면서 김대중 정부 들어서까지 극비리에 사업을 추진했지만 건조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 들어 다시 추진했지만 2003년 9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우라늄 농축시설 사찰 등과 맞물려 중단됐고 문재인 정부에선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에 포함시켰지만 미국의 거부로 무산됐다.

미국 해군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인 '알렉산드리아함'(SSN-757·6900t급)이 지난 2월10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 해군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인 '알렉산드리아함'(SSN-757·6900t급)이 지난 2월10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는 한화오션이 지난해 6월 인수한 조선소로 한미 조선업 협력, 이른바 마스가(미국의 조선업을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상징적 장소다. 한화오션이 필리조선소에서 핵잠수함을 건조하면 쇠퇴한 미국 조선소 부활과 함께 한국의 핵잠수함 전력 확보까지 경제뿐 아니라 안보 부문까지 한미 동맹이 강화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잠수함 언급 외에 한미 무역합의와 관련한 한국의 대미(對美) 투자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부과한 관세를 인하하는 대가로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약 500조원)를 지급(pay)하기로 합의했다"며 "부유한 한국 기업과 사업가들의 대미(對美) 투자가 6000억달러를 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미국의 석유와 가스를 대량으로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6000억달러는 3500억달러의 대미투자와 에너지·자원 구매 금액 등을 합한 수치로 보인다. 백악관은 이날 한국 기업의 에너지 구매 및 현지 투자 계획 등을 망라한 '팩트시트'를 공개했다. 한미간 석유·가스 구매 합의를 명문화한 문서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알레스카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등에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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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김인한 기자

2026년 01월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내 파견 │ 2025년 12월 대한민국 병무청장 '병무정책 공헌 표창' (정치부 외교안보 담당) │ 2022년 12월 한국과학기자협회 '올해의 과학취재상' (정보미디어과학부 과학기술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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