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래틀리 군도 내 21개 암초·간조대에 조성…중국의 인공섬 7개보다 많아

베트남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에 요새화된 인공섬을 만들어 중국의 해상 패권에 대항하고 나섰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남중국해 연구 분석가들과 검토한 위성 이미지에 따르면 베트남은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여러 개의 항구와 대형 군용기를 수용할 수 있는 2마일(약 3.21㎞) 길이의 비행장, 탄약 저장소, 중화기 보관 방어 참호 등을 갖춘 인공섬을 건설했다.
위성 사진에 따르면 베트남은 스프래틀리 군도 내 21개 암초와 소위 간조대(만조 때 물에 잠기는 암초)에 새로운 땅을 조성했다.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에 건설한 인공섬 7개보다 더 많다.

중국이 동일 열도의 여러 암초를 확장하고 요새화하자 그에 맞선 것인데, 이는 남중국해 일대 그 어떤 나라보다 중국에 강력히 대응한 조치이다. 남중국해는 세계 무역의 핵심 통로로, 대만을 둘러싼 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군의 중요한 보급로가 될 수 있다.
미 워싱턴의 전략 국제 문제 연구소(CSIS)에 따르면 3월 기준 베트남은 남중국해에 2200에이커(약 8.9㎢)가 넘는 인공섬을 건설했는데 이는 중국이 건설한 4000에이커(약 16.19㎢)에 약간 못 미치는 규모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중국은 베트남으로부터 스프래틀리 군도와 파라셀 군도의 여러 곳을 무력으로 가져왔다. 2012년에는 필리핀으로부터 스카버러 암초를 빼앗아 역내 국가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베트남이 자국 영토로 여기는 해역 내 석유 및 가스 탐사를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하는가 하면, 베트남 어민의 파라셀 제도 접근을 방해하기도 했다.

아울러 중국은 남중국해의 요새화된 섬들을 활용해 본토에서 연료를 재보급하고 물자를 보충하지 않고도 선박과 항공기를 장기간 배치할 수 있도록 했는데, 베트남 역시 새로운 전초기지를 비슷한 용도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이하게도 중국은 베트남이 인공섬을 만들 때 준설선의 전초기지 접근을 막지 않았다. 이는 중국이 필리핀 선박들을 봉쇄했던 것과는 대조적인데 보스턴 칼리지 방문학자인 캉 부는 중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수천개의 공장을 두고 이를 통해 미국에 수출하는 양국 간 특수관계가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필리핀은 남중국해에 주둔하는 미국의 대리인으로 엄격하게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베트남이 상대적으로 훨씬 작은 해군과 공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인근 다른 국가들도 인공섬 건설을 대체로 외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보스턴 칼리지의 부 교수는 "중국의 인공섬 건설은 동남아의 경제적 이익과 해역 접근성에 직접적 위협"인 반면 "베트남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