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전소 등 2곳 전소, 7명 숨져
젤렌스키 "러 제재 강화" 호소
요충지 포크롭스크 점령 임박
돈바스지역 전선 긴장감 고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에서 연일 공세를 벌이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하고 전력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새벽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드론(무인기) 및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 원자력발전소에 전력을 공급하는 변전소와 열병합발전소 2곳을 타격, 최소 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SNS(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러시아가 호멜니츠키와 리우네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는 변전소들을 또 표적으로 삼았다"며 "이는 우연이 아니라 사전에 정교하게 계획된 공격으로 러시아는 유럽의 핵 안정을 의도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번 공습에 드론 450대 이상, 미사일 45대 이상을 사용했다.
이번 공습으로 하르키우·키이우 지역의 변전소와 열병합발전소가 전소해 전력생산이 전면중단됐다.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업체 센트레네르고는 "전쟁 시작 이후 최대규모의 타격으로 그간 밤낮없이 복귀해온 모든 것을 완전히 잃었다"며 "현재 우리의 전력생산량은 '제로'(0) 상태"라고 전했다. 센트레네르고는 트리필스카(키이우)와 즈미우스카(하르키우) 화력발전소를 각각 운영한다. 트리필스카 발전소는 키이우 최대규모 발전소로 지난해 4월에도 러시아의 공격으로 크게 파손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겨울을 앞두고 민간인을 고통스럽게 만들기 위한 공격을 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 공격에 맞서 제재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에너지장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사회 긴급소집을 요청하며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에 핵 위협공격 중단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회사 나프토가즈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2개월 동안 우크라이나 가스시설에 대한 공격을 최소 9차례 감행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를 비롯해 외신과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겨울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를 어둠과 추위로 압박하고자 에너지 인프라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 작전을 지원하는 에너지시설과 무기생산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정밀 장거리 공중·지상·해상무기를 이용해 대규모 타격을 가했다"며 "공격대상은 (우크라이나군의) 무기생산시설과 가스·에너지 인프라였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공습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도네츠크 지역의 격전지 포크롭스크 점령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크롭스크는 도네츠크주의 교통·물류거점으로 다른 교전지점에 보급품을 전달하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로에 위치한 우크라이나군의 전략적 요충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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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포크롭스크를 점령하면 우크라이나가 방어선으로 삼은 도네츠크의 주요 도시로 진격할 발판을 확보하게 되고 돈바스 지역 전체를 점령할 기회를 얻게 된다. 러시아는 휴전의 대가로 돈바스 전체 통제권을 요구하는데 러시아가 스스로 돈바스 전체를 점령하면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휴전협상으로 유인할 협상카드 하나를 잃게 된다.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들은 CNN에 "(포크롭스크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 우리는 거의 (러시아군에) 포위된 상태"라며 "러시아군이 대규모 병력을 앞세워 계속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