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두뇌 칩' 개발 경쟁 참전…"뉴럴링크보다 작고 부드럽다"

중국도 '두뇌 칩' 개발 경쟁 참전…"뉴럴링크보다 작고 부드럽다"

안정준 기자
2025.11.14 05:30

중국에서도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제품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정규 임상 진입을 목전에 뒀다. 실제 임상이 진행되면 미국의 뉴럴링크에 이어 세계 두 번째가 된다. 뇌 신호를 해독해 시각·청각 상실자의 눈과 귀를 대신하는 영역에서 미·중 기술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3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에 따르면 BCI 연구 스타트업 '스테어메드(STAIRMED, 階梯醫療)'이 독자 개발한 무선 이식형 BCI 시스템이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 산하 의료기기기술심사센터로부터 '혁신의료기기 특별심사 절차' 진입을 공식 승인받았다.

중국에서 특별심사 절차는 핵심 특허와 임상적 가치를 갖춘 의료 제품에 대해 심사 기간 단축 등 혜택을 제공하는 의료기기 패스트트랙 제도다. 이 제도를 통해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보다 빨리 진입할 수 있다. 이번 특별심사 절차 공식 승인엔 스테어메드 제품의 혁신성을 인정해 임상까지 가는 시간을 단축시키겠단 당국의 의도가 담겨있다.

BCI는 사람의 뇌 신호를 해독해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직접 두개골을 열고 뇌에 신경칩을 넣어 뇌파를 분석해 컴퓨터로 전송하는 '침습형'과 머리 밖에서 뇌파를 측정해 뇌의 신호를 읽는 '비침습형'으로 나뉘는데 스테어메드의 제품은 침습형이다. 2021년 설립된 스테어메드는 지난 2월 3억5000만위안(약 72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상태다.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도 침습형 제품을 개발 중이다.

스테어메드 창립자 리쉐는 "두뇌에 삽입되는 이식체는 뉴럴링크 제품의 절반 크기로, 훨씬 부드러워 뇌조직이 이식체의 침입을 거의 감지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스테어메드는 전극의 두께를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전극과 연결되는 두개골 속 이식체의 크기는 500원짜리 동전 정도다. 이식체와 연결된 전극은 대뇌 신호를 무선으로 외부 기기에 전송해 컴퓨터 명령으로 변환한다.

중국 의료기기기술심사센터 '혁신의료기기 특별심사 절차' 승인 현황. 2번째 항목이 스테어메드의 BCI/출처: 중국 의료기기기술심사센터 홈페이지 캡쳐
중국 의료기기기술심사센터 '혁신의료기기 특별심사 절차' 승인 현황. 2번째 항목이 스테어메드의 BCI/출처: 중국 의료기기기술심사센터 홈페이지 캡쳐

스테어메드의 해당 제품이 특별심사 절차를 통과하게 되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정규 임상에 본격 착수할 수 있게 된다. 지난 5월엔 정규 임상 등록을 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전향적 임상시험이 시작됐다. 푸단대학 부속 화산병원에선 사지 절단 환자에게 신경칩 이식 수술이 시행되기도 했다. 3주간의 훈련 후 환자는 생각만으로 커서를 조작해 레이싱 게임과 오목 게임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중국도 미국 뉴럴링크에 이어 BCI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게 됐다. 미국 뉴럴링크는 현재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이식과 기능 시연이 진행됐다. 미국의 개발 속도가 중국보다 빠르지만, 임상 진행 단계에서 다양한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정부의 규제 리스크도 있어 어느 쪽이 먼저 개발에 성공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정부는 개발 속도전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9월 국가의료보험국은 'BCI 등 혁신의료소모품 보험코드 부여 공고'를 냈다. BCI 제품이 승인을 받게 될 경우 병원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준 셈이다. 국가약감국은 'BCI 기술 적용 의료기기 용어'에 관한 산업표준을 제정해 내년 1월 1일 시행에 들어간다. 이는 중국 최초의 BCI 의료기기 표준이다.

중국 내부에선 BCI 기술의 일부 영역에서 이미 미국을 앞선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화시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가장 앞서거나 추격이 가능한 핵심 분야는 BCI 신소재와 초유연 전극"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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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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