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올해 상승분 모두 토해…"광산의 카나리아, 당분간은…"

비트코인, 올해 상승분 모두 토해…"광산의 카나리아, 당분간은…"

윤세미 기자
2025.11.17 10:53

가상자산 대표 격인 비트코인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올해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사상 최고치를 찍은 지 한달여 만이다.

/AFPBBNews=뉴스1
/AFPBBNews=뉴스1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7일 이른 오전 한때 9만3043.5달러(약 1억3560만원)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종가인 9만3557.2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한국시간 17일 오전 10시25분 기준 소폭 반등하며 9만5011.8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비트코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가상자산 친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인공지능(AI)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위험 선호 분위기를 타고 지난 10월6일 12만6185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으나 새로운 미중 관세전쟁 공포에 대규모 청산 사태를 맞았으며, 이후 미중 휴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비트와이즈자산운용의 매슈 호건 수석 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를 통해 "전반적으로 시장은 위험 자산 회피 분위기"라면서 "가상자산이 광산의 카나리아(위험신호를 먼저 내는 존재)였다.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을 사상 최고치로 밀어 올렸던 기관 자금 유입도 멈췄다. 지난 13일엔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11개에서 하루에만 8억68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올해 2월 이후 최악의 자금 유출이다. 시장에선 안정적인 자금 유입을 바탕으로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서 투자 포트폴리오의 한 축을 담당할 거란 인식이 확산했지만 최근 이 믿음이 다시 흔들리면서 투자자 이탈이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비트코인 2017년 1만3000% 넘게 폭등했다가 이듬해엔 75% 내려앉는 등 높은 변동성으로 악명이 높다.

비트코인 가격 1년 추이/사진=인베스팅닷컴
비트코인 가격 1년 추이/사진=인베스팅닷컴

장기 비트코인 보유자들의 현금화도 진행 중이다. 데이터 제공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장기 비트코인 보유자들은 지난 한 달 동안 약 81만5000개 비트코인을 매도했다. 2024년 1월 이후 최대 규모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난센의 제이크 케니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번 매도세는 장기 보유자들의 차익 실현, 기관 자금 유출, 거시경제 불확실성, 레버리지 롱 포지션 청산이 한꺼번에 겹친 결과"라면서 "분명한 건 시장이 오랜 조정과 횡보를 거쳐 단기적으로 하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매수세가 끊긴 건 스트래티지 주가 흐름에서도 확인된다.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는 가상자산 보유 전략을 취하면서 투자자들을 빨아들였으나 현재 시가총액은 보유 중인 비트코인 가치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13일엔 일시적으로 시총이 보유 비트코인 가치보다 더 적게 평가되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더는 이 회사의 전략에 대해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사가 없다는 신호로 읽힌다.

탈중앙화 금융 전문기업인 에르고니아의 크리스 뉴하우스 리서치 디렉터는 "시장엔 언제나 밀물과 썰물이 있다. 가상자산도 예외가 아니다"라면서 "최근 가상자산 커뮤니티나 콘퍼런스 등에서 접한 일반적인 분위기를 보면 자본 투입에 대한 회의론이 지배적이며, 자연스럽게 상승세를 이끌 촉매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둘째 아들이자 아메리칸비트코인 공동 창립자인 에릭 트럼프/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둘째 아들이자 아메리칸비트코인 공동 창립자인 에릭 트럼프/AFPBBNews=뉴스1

다만 적지 않은 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유지한다. 호건 CIO는 "가상자산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는 상당히 부정적"이라면서도 현재의 매도세가 저가 매수 기회라고 보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 아메리칸비트코인의 공동 창립자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인 에릭 트럼프 역시 14일 실적 발표 후 인터뷰에서 최근 매도세에 대해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동성은 우리의 친구다. 가상자산의 변동성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은 시장에서 나가는 게 낫다"면서 "우리로선 좋은 매수 기회를 얻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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