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짖지 않은 그 개는 트럼프" 엡스타인 이메일 공개에 의혹 증폭…"자료 얼마나 공개되겠냐" 의구심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가려낼 핵심 증거로 꼽히는 '엡스타인 자료' 공개 결의안이 곧 하원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 폴리티코 등 매체에 따르면 엡스타인 문건 결의안은 이날 하원에서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의안은 하원에 이어 상원을 거쳐야 하는데, 폴리티코는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결의안이 상원을 무난하게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결의안이 상원을 통과하면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캠페인 때부터 엡스타인의 성착취 범죄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과 한때 교류했던 것은 맞지만 성범죄에는 가담한 적이 없다는 입장. 지난 7월 에어포스원 기자회견 중 엡스타인과 관계에 대해 직접 밝혔는데, 엡스타인이 트럼프 대통령 별장 마러라고에서 일하던 마사지사들을 몰래 스카웃한 일 때문에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이 스카웃해간 마사지사 중에 엡스타인의 성착취를 폭로한 버지니아 주프레도 포함됐다고 확인했다. 주프레는 미성년이었던 2000년 마러라고에서 일하던 중 엡스타인으로부터 안마사 자리를 제안받았고, 이후 엡스타인의 지인들과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주프레는 올해 극단적 선택을 내렸다. 주프레는 사후 출간된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의혹은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지난 12일 공개한 엡스타인 이메일 세 통을 계기로 다시 불붙었다. 하나는 엡스타인이 2011년 성착취 공범이자 연인 관계였던 길레인 맥스웰에게 보낸 이메일이었는데, 민주당이 실명을 가려둔 피해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자신의 집에 몇 시간 머물렀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 피해자는 주프레인 것으로 나중에 알려졌다.
문제의 이메일에는 "아직 한 번도 짖지 않은 그 개가 트럼프라는 것을 알아두길 바란다", "그(트럼프 대통령)는 아직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다"는 대목도 있었다.
현재 구속 상태인 맥스웰은 지난 7월 토드 블랜치 법무부 부장관과 면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 범행과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맥스웰이 사면을 받을 목적으로 거짓 진술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엡스타인이 언론인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마이클 울프와 주고받은 메일 두 통도 공개됐다. 2015년 울프는 엡스타인에게 "(앞으로 언론이 당신과 트럼프 사이 관계를 물어볼 것"이라며 "그(트럼프)가 (엡스타인의) 비행기에 탔다거나 집에 간 적 없다고 말한다면 그를 구해 빚을 지게 할 수도 있다"고 했다. 2015년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예비경선에 뛰어들었던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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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은 성착취 범죄로 체포 직전이던 2019년 1월 울프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현직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을 거론하며 "그 소녀들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트럼프)가 길레인에게 그만두라고 했으니까"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향한 의혹은 민주당의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하며 엡스타인 문건 공개에 반대해왔다. 그러나 민주당의 엡스타인 이메일 공개 이후 하원 분위기가 엡스타인 자료 공개 결의안 가결 쪽으로 기울자 "엡스타인과 우리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자당 하원의원들에게 찬성 투표를 독려했다.
해당 결의안은 미 법무부가 가진 모든 엡스타인 관련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로이터통신은 결의안을 뜯어보면 법무부가 일부 자료를 비밀로 유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기 때문에 자료가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