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지지·미국 비판' 하루 만에 SNS에 전환…
트럼프 "더 큰 대가" 경고 후 극적인 유화 메시지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국에 공개적으로 협력을 제안했다. 앞서 미국에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미국을 비판한 것과 상반된 행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란 공개 압박에 따른 태세 전환이라는 평가다.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이날 SNS(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올린 '베네수엘라가 세계와 미국에 전하는 메시지'라는 영문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 정부가 국제법 틀 안에서 우리와 함께 공동 발전을 지향하는 협력 의제를 통해 지속할 수 있는 공동체적 공존을 강화하기 위해 우리와 협력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우리 국민과 우리 지역에는 전쟁이 아닌 평화와 대화가 필요하다"며 "이것은 마두로 대통령이 줄곧 전해온 메시지이자 지금 이 순간 베네수엘라에 전체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는 평화와 발전, 주권 그리고 미래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성명에서 "베네수엘라는 주권 평등과 내정 불간섭을 전제로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은 물론 역내 다른 국가들과의 균형 잡히고 존중에 기반한 국제 관계로 나아가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이런 원칙이 우리가 세계와 외교 관계를 맺는 데 있어 핵심적인 기준"이라고도 했다.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의 이번 성명은 지난 3일 미국의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주재한 비상 내각회의, TV 연설 등에서 한 발언과 대조적이다. 그는 당시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국제법을 위반한 잔혹 행위"라고 비판하며 "베네수엘라는 그 어떤 나라의 식민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의 유일한 대통령은 마두로"라며 마두로 대통령을 향한 지지를 드러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 체포 관련 기자회견에서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이 비공개로 미국과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힌 뒤에 나왔다.
강경 입장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미국 시사주간지 애틀랜틱과 전화 인터뷰에서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을 향해 "그가 옳은 일을 하지 않는다면 아마 지금 뉴욕 구치소에 갇혀 있는 마두로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이후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미국에 협력을 제안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AP통신은 "로드리게스의 인스타그램 영어 성명은 앞서 3일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내며 마두로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한 것에서 극적인 변화를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제프 램지 선임 연구원은 AP에 "로드리게스가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트럼프 행정부에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은 '체면을 지키려는' 시도였을 수 있다"며 "로드리게스가 미국의 이해관계에 휘둘리는 인물처럼 자신을 드러낸다면 베네수엘라 혁명 동지들 사이에서 지지를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