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보다 더 난리..."금값이 왜 이래" 변동성 역전 이유

비트코인보다 더 난리..."금값이 왜 이래" 변동성 역전 이유

정혜인 기자
2026.02.03 16:32

블룸버그 집계 '30일 기준' 금 변동성 44%,
2008년 이후 최고이자 비트코인보다 높아…
레버리지 등 상품에 개인 및 투기 자금 유입 급증…
변동성에도 상승 전망 여전, 연말 6300달러 전망도

/로이터=뉴스1
/로이터=뉴스1

금 시장이 전례 없는 변동성 국면에 진입했다. 달러 패권에 대한 의문과 지정학적 긴장,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겹쳤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닌 '금융자산' 금에 대한 인식과 함께 투자 방식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한다.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금 급락세는 3일 다소 진정됐지만,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2일(현지시간) 기준 블룸버그가 집계한 최근 30일 기준 금의 변동성은 44%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다. 또 암호화폐(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의 변동성(39%)도 넘어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7년 전 비트코인이 탄생한 이후 지금까지 이런 변동성 역전 사례는 단 2차례에 불과하다. 가장 최근은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으로 글로벌 무역 긴장이 재부상되던 때였다.

지난해부터 나타난 금 가격 상승의 출발점은 구조적인 수요 증가였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재정 적자 확대와 확장적 재정 정책 기조, 달러 패권에 대한 의문은 중앙은행과 기관투자가들의 금 매입을 자극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 다변화 차원에서 금 비중을 늘리면서, 금 가격은 장기간 우상향 흐름을 이어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 긴장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며 금은 다시 한번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았다.

3일 오후 4시 기준 최근 1개월 간 금 현물 가격 추이 /사진=블룸버그
3일 오후 4시 기준 최근 1개월 간 금 현물 가격 추이 /사진=블룸버그

문제는 이 상승 흐름에 개인 투자자와 단기 투기 자금이 대거 합류하면서 시장의 균형이 깨졌다는 것이다. 상장지수펀드(ETF), 레버리지 상품, 단기 옵션을 통해 금에 투자하는 개인 자금이 급증했다. 이는 금 가격을 펀더멘털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헤지펀드 마샬 웨이스의 셉 바커 최고시장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최근 금 시장은 급등 이후 포지션이 과도하게 쌓였고, (달러 약세 전망 등) 상승 서사가 흔들리는 순간 급격한 '세척'(washout)이 나타나는 전형적인 과열 국면이었다"고 평가했다.

파생상품 시장의 팽창은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핵심 요인이다. 옵션거래가 늘어나면 가격 상승 국면에서는 금융기관들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 현물과 선물을 추가 매수하게 되고, 이는 다시 가격을 밀어 올리는 순환을 만든다. 반대로 가격이 꺾이면 상황은 급변하게 된다. 마진콜과 강제 청산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하락 폭이 확대된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시즈그룹의 발레리 노엘 투자 책임자는 FT에 "가격 상승 국면에서는 조정이 나오면 곧바로 매수세가 유입돼 시장이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하락 국면에서는 매우 취약해진다"며 "이는 전형적인 레버리지 중심 시장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금이 경제 불확실성의 헤지수단이 아닌 단기 투기자산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이처럼 이례적 변동성 가운데서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반니 스타우노보 UBS 분석가는 올해 말 금 가격이 온스당 6200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간과 도이체방크는 올해 금 가격 전망치를 각각 온스당 6300달러, 6000달러로 제시했다.

MLIV의 가필드 레이놀즈 아시아팀장은 블룸버그에 "수년에 걸쳐 금 가격 상승을 이끌어온 근본 동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현재 경제 상황에서 미국 등 세계 주요 국가의 통화정책이 급격하게 긴축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지정학적 우려도 남아있는 만큼, 금 가격은 향후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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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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