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전쟁 장기화와 에너지 공급 차질 공포가 9일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국제유가는 이날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뒤 단숨에 110달러까지 넘어섰다. 이 여파로 아시아 주요 증시는 하락했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5.2% 주저앉은 5만2728.72에 거래를 마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이란 정세의 불투명성이 짙어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며 "유사시의 주가 하락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힘을 잃었고 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급락장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은 그동안 닛케이 지수 상승을 견인해 온 대형주들이었다. 인공지능(AI)·반도체 관련주인 어드반테스트와 소프트뱅크그룹은 전 거래일 대비 10%가 넘게 하락했다. 노무라증권의 기타오카 토모야 애널리스트는 "많은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어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던 종목일수록 매도세가 격렬하다"고 지적했다.
대만 가권지수도 4.43% 내린 3만2110.42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는 0.67% 내린 4096.60에 장을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장 마감을 앞두고 1.86% 내린 2만5279.08에 거래되고 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하락한 이유는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투심이 얼어붙은 영향이다. 아시아 경제는 원유 대부분을 수입에 의지하기 때문에 국제유가 상승 땐 경제 직격탄이 불가피하다. 앞서 모간스탠리도 국제유가 급등의 여파가 아시아 국가들에 한층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