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젊은 층을 중심으로 건강을 의식하면서도 고칼로리 음식을 즐기는 이른바 '길티(guilty·죄책감이 드는) 소비'가 유행 중이다.
18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 현지 매체는 "지나친 건강 지향에 답답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칼로리나 원재료를 신경 쓰지 않고 맛을 추구하는 '길티 소비'가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SNS(소셜미디어)에서는 이를 건강을 배신하는 '배덕(背德)'이라는 표현으로 부르고 있다.
후지경제 자료에 따르면 일본 내 '길티 식품' 시장 규모는 2019년 3조4000억엔(약 32조2000억원)에서 2024년 4조1000억엔(약 38조8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이는 같은 해 헬스케어 시장 규모인 2조8000억엔(약 26조5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길티 소비' 트렌드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외식 제한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답답함을 느낀 소비자들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일상 속 '작은 보상'을 찾는 소비 심리가 커졌고 그 결과 건강 부담을 잠시 내려놓고 즐기는 '길티 소비'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도 이러한 경향을 반영한 '배덕'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산토리 식품은 단맛·신맛·쓴맛 등을 조합한 신제품 '길티 탄산 노프'를 출시하며 "젊은 층이 탄산음료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짬뽕 전문점 링거하트는 돼지 지방과 마늘을 듬뿍 넣은 '배덕의 짬뽕'을 내놨고, 덮밥 체인 마쓰야는 마요네즈를 활용한 고칼로리 메뉴를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길티 소비'를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비교적 안전하게 해소하는 방식으로 평가한다.
이카리 도모코 메이세이대 부교수는 "사회적 규범을 따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길티 소비'로 해소하는 것"이라며 "적은 비용과 위험으로 즉각적인 만족을 얻을 수 있는 효율적인 행동"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