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절대 못놓는 호르무즈…전세계 에너지·원자재 숨통 막힌다

이란, 절대 못놓는 호르무즈…전세계 에너지·원자재 숨통 막힌다

조한송 기자
2026.04.09 16:40

[WHY] '호르무즈 해협' 세계 공급망에 중요성 재확인

(서울=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 9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는 국내 정유사와 관련된 유조선 7척이 대기 중이며, 이들 선박에는 약 1400만 배럴 규모의 원유가 실려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호르무즈를 경유한 유조선이 국내에 도달하는 데 통상 약 21~22일이 소요되는 만큼, 해협 개방으로 이달 내 출발하더라도 실제 도착 시점은 5월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 9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는 국내 정유사와 관련된 유조선 7척이 대기 중이며, 이들 선박에는 약 1400만 배럴 규모의 원유가 실려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호르무즈를 경유한 유조선이 국내에 도달하는 데 통상 약 21~22일이 소요되는 만큼, 해협 개방으로 이달 내 출발하더라도 실제 도착 시점은 5월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미국과의 이란의 2주간 조건부 휴전에도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긴장 수위는 고조되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볼모 삼아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려 하고 있어서다. 더불어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으로 주요 시설이 파괴된 이란을 재건하는 주요 자금줄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높아진다. 이란이 오만과 함께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통행료를 물겠다고 밝히면서다. 미국 정보당국이 "이란이 해협에 대한 권력과 지렛대의 맛을 본 이상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유다.

'에너지 혈맥' 호르무즈 해협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폭 약 33㎞의 좁은 수로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이 생산한 원유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유일한 해상 통로다. 이곳에서는 전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 가량이 오간다. 이때문에 '에너지 혈맥'이라고도 불린다. 이밖에 해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물동량의 약 20% 역시 이곳을 지난다. 설탕, 비료, 헬륨, 알루미늄 등 주요 물자가 오가는 길이기도 하다. 세계 무역과 에너지 안보의 핵심 요충지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란이 지난 2월 말부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오도 가도 못하는 유조선 등 선박들은 인근 항구에 정박해 대기했고, 이 여파로 원유 저장 탱크마저 부족해진 산유국들은 감산에 나서기 시작했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해협과 페르시아만 일대에 고립된 전 세계 선박은 약 2000척, 선원은 2만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한국 선박 26척도 있다. 에너지 수송 흐름이 끊기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는 등 충격파가 이어졌다.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 3D 프린팅된 석유통과 이란 지도. 2026.3.2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 3D 프린팅된 석유통과 이란 지도. 2026.3.2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권력 맛 본 이란, 호르무즈 놓기 쉽지 않아"

이란은 2주간의 휴전 기간에도 하루 통항 선박 수를 약 10여척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해협에서의 통제권을 놓지 않고 있다. 미국과의 전쟁이 종결되더라도 계속 통제하겠다는 것이 지금까지 밝힌 이란의 입장이다. 국제법과 유엔해양법협약상 '통항통과권' 등을 어기는 위험도 불사한다. 그만큼 경제적으로나 외교적으로나 중요한 카드라는 얘기다.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이란이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하고 실질적인 지렛대"라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실제 미국 내에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으면 선거에서 패배한다는 얘기가 있다. 그만큼 유권자들이 생활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유가에 민감하다. 오는 11월 미국이 중간 선거를 앞둔 가운데 고유가는 유권자들을 자극,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전쟁은 이란의 군사력을 뿌리 뽑으려 했던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대와는 달리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됐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보당국 내부적으로도 '통제 권한의 맛을 본 이란이 당분간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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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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