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버지니아주 전 부지사가 아내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 ABC 뉴스 등에 따르면 저스틴 페어팩스 전 버지니아주 부지사와 그의 아내 세리나 페어팩스가 워싱턴 DC 애넌데일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자정 직후 아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부부의 사망을 확인했다.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서장 케빈 데이비스는 "페어팩스가 먼저 지하실에서 아내를 향해 여러 발의 총을 쏜 후, 위층 침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총격 사건이 부부의 이혼 소송과 관련한 가정불화에서 비롯된 것이라 보고 있다.
페어팩스는 사건 몇 주 전 두 자녀의 양육권을 박탈당했으며, 함께 살던 집 소유권도 아내에게 넘기게 돼 이달 30일까지 집을 나와야 했다.

데이비스는 최근 페어팩스가 이혼 소송과 관련한 법정 출두 서류를 받았다며 "그것이 이번 비극으로 이어진 불씨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부는 지난해부터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었으나, 두 자녀와 함께 같은 집에 살고 있었다. 총격 사건 당시 10대 아들과 딸은 모두 집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월 페어팩스는 아내가 자신을 폭행했다며 경찰에 신고했으나, 아내가 집 안에 설치한 카메라 영상을 확인한 결과 폭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페어팩스는 2006년 듀크대 동문인 2살 연상의 치과의사 아내를 만나 결혼해 슬하에 아이 둘을 뒀다.
페어팩스는 민주당 소속으로 2017년 버지니아주에서 부주지사로 선출돼 랄프 노덤 전 주지사와 함께 재임했다. 한때 버지니아주의 유력 주지사 후보로 떠오르는 등 촉망받던 젊은 정치인이었지만, 2019년 성폭행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당시 메러디스 왓슨은 2000년 페어팩스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으며, 바네사 타이슨 교수는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 중 페어팩스가 구강성교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페어팩스는 모두 합의된 관계였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으나, 오명을 떨쳐내지 못했고 2021년 주지사 후보 경선에서 4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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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부주지사 임기를 마친 후 변호사로 복귀한 페어팩스는 세금 9만1000달러(한화 약 1억3400만원)를 체납해 압류당하는 등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고, 이로 인해 유명 로펌 파트너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우울감에 빠진 페어팩스가 매일 과음하고 지저분한 방에서 혼자 지내며 고립된 생활을 이어왔으며, 자녀 승마 강습비로 총기를 구입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여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는 사실이 이혼 소송 기록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페어팩스 사건은 버지니아주 전역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버지니아 주지사 애비게일 스팬버거는 "끔찍한 비극"이라며 유가족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