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돈갚아라" UAE 요구…'중재' 땀나게 뛰다가 부도위기

"파키스탄, 돈갚아라" UAE 요구…'중재' 땀나게 뛰다가 부도위기

양성희 기자
2026.04.29 16:21

[UAE, OPEC 탈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장소로 꼽힌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 주변에서 지난 21일(현지시간) 현지 경찰이 주변을 순찰 중인 모습./사진=AP(뉴시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장소로 꼽힌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 주변에서 지난 21일(현지시간) 현지 경찰이 주변을 순찰 중인 모습./사진=AP(뉴시스)

아랍에미리트(UAE)가 오랜 동맹국이었던 파키스탄에 돌연 35억달러(5조1716억원) 규모의 차관을 즉시 갚으라고 요구하면서 파키스탄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 미국-이란전쟁을 기점으로 중동 국가들의 분열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됐다. 이란의 공격을 받은 UAE는 미국-이란 사이 중재에 나선 파키스탄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UAE가 파키스탄에 35억달러 상환을 요구하면서 파키스탄 외환보유액 5분의1이 고갈될 위험에 처했다. 그렇지 않아도 파키스탄은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해당 금액을 상환할 경우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이에 대해 통상적인 금융 거래일뿐이고 이란전쟁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FT는 양국의 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UAE는 이란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걸프국들을 공격한 데 대해 크게 분노했지만 파키스탄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 불만을 표해왔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파키스탄이 미국과 이란 사이 종전협상 중재국을 자처하면서 불만이 폭발했다는 게 중론이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닐 퀼리엄 연구원은 "걸프국들은 이란전쟁에서 중립을 지키기 힘든 상황이라 현재 모든 것을 흑백논리로 볼 수 밖에 없는데 UAE 입장에서 중재국 파키스탄은 중립국으로 보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UAE와 파키스탄의 관계는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UAE 공군 초대 참모총장 5명은 모두 파키스탄 국적이었고 파키스탄 국영 항공사인 파키스탄 국제항공은 UAE에 항공기와 조종사 등을 제공할 만큼 양국 관계가 친밀했다. UAE는 그 대가로 파키스탄에 수십억달러 규모의 재정 지원에 나섰다. 현재도 190만명의 파키스탄인이 UAE에 거주하는 등 양국 관계는 특별하다.

이번 UAE의 갑작스러운 상환 요구는 파키스탄뿐만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을 놀라게 했다고 FT가 전했다. 당초 UAE는 파키스탄에 대한 IMF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2027년까지 상환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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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희 기자

머니투데이 양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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