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가 15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공포에 급락했다. 미국과 일본, 영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됐다. 최근까지 강세장을 이끌어온 인공지능(AI) 기대감만으로는 악재를 덮기 어려운 구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2.74포인트(1.24%) 내린 7408.5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10.08포인트(1.54%) 떨어진 2만6225.15에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537.29포인트(1.07%) 하락한 4만9526.17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까지 한달 넘는 랠리의 동력이었던 기술주에 대해 차익실현 성격의 매도세가 쏟아지면서 지수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4.22%), 마이크론(-6.69%), 인텔(-6.18%), AMD(-5.69%) 등이 줄줄이 하락하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4% 급락했다.
시장분석업체 바이탈널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 애널리스트는 "기술주가 최근 몇 주 동안 상승세를 보이면서 차익실현 매물에 취약한 상태였다"고 진단했다.
시장을 가장 흔든 것은 국제유가와 국채금리 급등이었다. 미·이란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 지표가 급등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이날 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마감 무렵 4.60%로 전장 대비 14bp(1bp=0.01%포인트) 급등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4.08%로 전장보다 9bp 올랐고 3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5.12%로 11bp 올랐다.
시장에선 10년물 국채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4.5%를 돌파한 데 주목한다. JP모건자산운용의 프리야 미스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10년물 금리가 4.5%를 넘어선 것은 채권시장뿐 아니라 전체 위험자산 시장에도 위험한 신호"라며 "금융 여건이 긴축되기 시작하면 단순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9.26달러로 전장보다 3.4%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5.42달러로 전장보다 4.2%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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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미국의 수입물가와 수출물가는 에너지 가격 급등 영향으로 큰 폭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역시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면서 시장은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를 빠르게 되돌리기 시작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 기준금리 25bp 인상 가능성이 일주일 전 13% 수준에서 이날 50%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