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 경쟁력 저해' 이유로 서명 연기한 지 2주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AI(인공지능) 기업들이 새로운 AI 모델을 대중에게 공개하기 전 정부의 사건 검토를 요구하는 행정명령에 2일(현지시간) 서명했다. 지난달 '미국 AI 경쟁력 저해'를 이유로 서명을 연기한 지 2주 만이다.
로이터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 소식을 알리며 "이번 명령은 AI 기술에 대한 연방정부의 감독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서명은 기존과 달리 별도 행사 없이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21일 앤트로픽 등 주요 AI 기업 경영진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AI 행정명령' 서명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행사 당일 돌연 서명을 연기한 바 있다.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기업들은 개발 중인 AI 모델의 검증 대상 여부를 확인하고, 정부는 새로운 AI 모델 출시 최대 30일 전 사전 접근권을 확보해 보안 결함을 점검할 수 있다. 또 미 재무부, 국방부, 국토안보부 등 관계 부처와 기타 정부 관료 및 기관들은 AI 개발사들과 AI 모델 자발적 협력 체계를 수립해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대규모로 스캔·발굴하고 관련 보안 패치 배포를 조율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새로운 'AI 행정명령'은 앞서 발표 연기했던 기존 행정명령의 내용과 거의 비슷하지만, 사전 검증 기간이 기존 90일에서 30일로 크게 줄었다. WSJ는 "이번 행정명령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철회했던 행정명령의 축소판"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행정명령에는 AI 모델 공개 전 최대 90일 전 정부가 안전성을 검토하는 내용이 포함됐고, 기업들이 이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행정명령 서명을 돌연 취소한 것은 최대 90일로 명시된 보안 검증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은 이번 행정명령에 지지를 표명했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WSJ에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저녁 백악관 집무실 회의에서 (참모진에게) 보안 검증 기간 단축을 요구했다"며 "당시 회의에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AI 차르'로 불리는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회 위원장은 화상으로 참여해 검증 기간 단축에 동의했다고 한다.
WSJ는 "이번 행정명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AI 규제를 둘러싼 백악관 내부 대립 속 균형을 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의 AI 정책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AI 규제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난 4월 앤트로픽의 신형 AI 모델 '미토스' 등장과 함께 AI모델의 해킹과 사이버공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런 기조에도 변화가 생겼다. 다만 미 정치권 내에선 이번 행정명령이 '위험한 AI 모델'을 통제하는 게 필요한 '의무적 규제'에 미치지 못한다며 규제 강화 목소리가 여전하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