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정보국, 이스라엘 방첩 위협 수준 '심각' 격상…
"트럼프 2기 내 이스라엘 정보 수집 공세 '이성 잃은 수준'"…
"트럼프-네타냐후 관계, 이란 전쟁 목표 엇갈리며 균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도청 정황에 이스라엘의 방첩 위협 등급을 최고 단계로 격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전쟁 이후 레바논 전쟁(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 계기로 불거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동맹 균열이 심화하는 분위기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NBC 뉴스 등은 전·현지 미국 관리를 인용해 미 국방정보국(DIA)이 최근 미 행정부 고위 관리에 대한 이스라엘의 도청 정황을 포착해 이스라엘의 방첩 위협 수준을 '높음'(high)에서 '심각'(critical) 단계로 격상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그간 상호 도청 행위를 알면서도 묵인해 왔다. 각국 정보기관들이 적국 이외 동맹국을 대상으로 방첩 활동을 벌이는 것은 오랜 관행이다. 하지만 이란 전쟁 이후 미 행정부 내 이스라엘의 대미(對美) 방첩 활동 수준이 "선을 넘었다"는 인식이 확산해 이런 조처가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한 관리는 NYT에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에서 미국의 입장을 파악하려는 이스라엘의 정보 수집 활동이 강화하면서 '이스라엘이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미 정보기관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미국·이란 협상에서 미국 대표단으로 참여한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앨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 마이클 디미노 중동 담당 부차관보 등 미 고위 당국자들에 대한 도청을 강화했다. DIA 보고서는 이스라엘 주재 미 전쟁부(국방부) 관리들이 자신의 휴대전화에 도청 소프트웨어가 비밀리에 설치된 사실이 탐지된 이후 작성됐다.

NYT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이스라엘의 방첩 위협 수준이 현재 다른 어떤 동맹국보다 높고, 심지어 일부 적대국보다 높다고 판단한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방첩 위협 수준에 근접한 국가는 특정 상황에서 높은 등급을 받는 한국뿐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한 관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국 최고위 관료들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정보 수집 공세는 '이성을 잃은 수준'"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DIA 보고서는 "이스라엘의 방첩 활동은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공격 자제를 압박했던 2024년 후반부터 증가했고,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공격을 검토한 지난해도 꾸준히 증가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 '이란 정권 붕괴'를 목표로 이란을 공격했다. 그러나 전쟁 장기화로 양측의 전쟁 목표에 변화가 생겼고, 이는 동맹 균열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종전 협상에서 이란의 양보를 얻고자 이란 군사·경제력 약화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여전히 이란 강경 정권 붕괴에 목표를 두고 있다.
독자들의 PICK!
지난 3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1일)에서 이스라엘의 지속된 레바논 공격에 분노하며 욕설까지 퍼부었다고 인정해 동맹 균열이 한층 심화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미사일 공격에도 이스라엘에 보복 자제를 요청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분노보다 이란과의 합의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곧 통화할 것이라며 "이란의 공격으로 다친 사람이 없다. 이스라엘이 보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