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의회가 동맹국 조선소에서 비전투용 해군 함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한국 조선업계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 의회에 따르면 미 상원 군사위원회(SASC)는 지난 11일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을 의결하면서 벌크연료선과 전략수송선을 각각 최대 2척까지 해외 조선소에서 조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다만 후속 함정의 생산 기지와 공급망을 미국 내로 이전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미국 해양 산업 기반에 대한 투자를 조건으로 달았다.
국방수권법은 무기 개발과 함정 건조 등 미국 국방 정책의 방향을 정하는 연례 법안이다. 이번 조항은 미국의 기존 국내 건조 원칙 자체를 폐기하기보다 전략수송과 보급을 담당하는 일부 보조함에 한해 제한적 예외를 허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다.
전략수송선은 병력과 장비를 대규모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맡고, 벌크연료선은 함정과 작전 전력에 연료를 공급하는 군수 자산이다. 전투 수행을 직접 담당하는 구축함이나 핵잠수함과 달리 상대적으로 기술·안보 민감도가 낮아 동맹국 조선소 활용 대상으로 검토돼 왔다.
앞서 미 하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원회도 비슷한 방향의 2027년도 국방예산법안 초안을 마련했다. 지난해까지는 어떠한 해군 함정도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데 예산을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했지만, 올해는 예산 사용 제한 대상을 핵잠수함과 항공모함 등 미국 연방법상 전투 함정인 '적용 대상 함정'으로 조정했다.
미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국방수권법과 국방예산법안이 최종 통과되고 양원 합의가 완료되면 대통령 서명을 거쳐 해당 법안은 확정된다.
이번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한국 조선업계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 조선업 재건과 동맹 협력을 결합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구상도 이번 논의와 맞물려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