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에너지시설 등 큰 피해
접경국 활용 전선 분산 노림수
'서방 눈치' 벨라루스 행보 촉각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4년째에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의 동맹국 벨라루스의 참전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현직 러시아 및 유럽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 최근 우크라이나의 공세강화로 에너지 부족 등의 위기에 직면한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활용한 확전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당국자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초부터 벨라루스에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새로운 전선을 열어달라고 압박했다고 한다.
러시아의 압박에는 벨라루스 영토를 활용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드론공격, 벨라루스의 참전으로 전선을 서부로 확대해 우크라이나군을 동부 격전지에서 분산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전술 핵무기가 배치된 곳"이라고 설명한다. 또 현재 벨라루스엔 러시아군 약 2000명이 주둔한다.
WSJ는 "러시아의 이런 행보는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진격의 어려움, 러시아 영토와 석유시설 등을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공세에 따른 휘발유 부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등 위기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짚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통화에서 "벨라루스가 전쟁에 더 깊이 개입할 것이란 정보를 입수했다"며 전쟁에 관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에 대한 벨라루스의 휘발유 및 정제유 제품판매와 드론 지상통제소 지원에 반발하며 "최근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공격에 사용된 벨라루스 기지를 철거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군이 이를 없앨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있는 접경국인 벨라루스는 옛 소련 국가로 러시아와 오랜 동맹관계를 유지한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오랜 군사밀착을 과시했고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초반 벨라루스 영토를 이용하기도 했다. 다만 벨라루스는 서방과 관계를 의식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엔 거리를 두며 참전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WSJ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1년간 벨라루스와 러시아를 떼어놓기 위해 여러 차례 벨라루스를 방문해 회담을 진행했다. 또 미국은 회담을 통해 벨라루스의 주요 수출품인 칼륨비료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한 군 소식통은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군사작전에 이용하는 계획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