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인공지능) 활용이 확산됨에 따라 수혜업종도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 상승 주도 분야는 데이터 레이어(data layer)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데이터 레이어는 AI가 데이터를 제대로 학습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를 정제하고 규격에 맞춰 변환하며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영역을 뜻한다.
AI 산업은 GPU(그래픽 처리장치)와 메모리 등 반도체와 서버가 밑단을 구성하고 그 위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스토리지 영역이 자리한다. 이어 저장장치에 있는 데이터를 AI가 학습하고 활용하기 용이하도록 정리하는 영역인 데이터 레이어가 존재한다. 이렇게 정리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챗GPT나 클로드 같은 AI 서비스가 작동한다.
씨티그룹의 AI 투자 리서치 책임자인 히스 테리는 6월30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AI 경쟁에서 다음 승자는 데이터 레이어에서 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AI 경쟁의) 승자는 (데이터) 사용량에 노출된 기업들이 될 것"이라며 "현재 AI는 데이터 사용량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으며 특히 데이터 레이어 영역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노우플레이크, 몽고DB, 데이터독, 심지어 엘라스틱 같이 데이터 사용량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들이 다음에 투자해야 할 곳"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AI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는 앤트로픽(클로드)과 오픈AI(챗GPT), 구글(제미나이)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어떤 기업이 AI 모델을 잘 만드느냐가 중요했다. 하지만 AI 모델 사이의 성능 차이는 점차 줄고 있으며 저렴한 비용으로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오픈소스 AI 모델까지 등장했다.
AI 모델간 성능 차이가 줄면서 앞으로는 어떤 AI 모델을 쓰느냐보다 AI가 활용할 데이터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모든 AI 모델이 방대한 데이터에 접근해야 하는 상황에서 AI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하고 관해주는 데이터 레이어 분야에 속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이다.
데이터 레이어 기업들은 AI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데이터 사용량도 증가해 매출액이 성장한다. 테리는 올초 소프트웨어 업종이 AI 발전으로 역할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며 주가가 급락했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 업종 내에서 승자와 패자를 다시 가려내는 국면에 들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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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데이터 레이어 기업들의 실적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지난 5월 말 회계연도 1분기(올 2~4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고 밝혀 주가가 급등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스노우플레이크는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기준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12배에 달하며 현재 기업가치(EV)는 매출액의 14배를 웃돈다.
데이터독도 지난 5월 초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났다고 밝혀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데이터독은 선행 PER이 99배이며 EV는 매출액 대비 약 19배 수준이다.
AI가 에이전틱 단계에 접어들며 부각되고 있는 모델 라우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델 라우팅이란 여러 개의 AI 에이전트들이 서로 협력해 작업을 수행하면서 작업의 종류에 따라 가장 적합한 AI 모델을 선택해 조율하는 것을 말한다.
AI 사용량은 토큰이라는 단위로 측정되는데 토큰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비용도 함께 증가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수행해야 할 작업을 여러 AI 모델들에 효율적으로 분산시켜 토큰 사용량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려 한다. 모델 라우팅은 작업의 종류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AI 모델을 선택하거나 여러 모델을 조합해 비용과 성능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테리는 "특정 워크로드에 어떤 AI 모델이 가장 효율적인지 선별해 최적화하는 것이 AI를 실제로 적용하고 실행하는데 중요한 부분이 되면서 모델 라우팅 영역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델 라우터 기업은 여러 AI 모델에 업무를 적절히 분배해 기업 고객들의 AI 사용 비용을 절감해주는 역할을 한다. 모델 라우터 기업으로는 낫 다이아몬드, 마션, 오픈라우터 등이 있는데 모두 비상장 기업이다.
AI 인프라 구축을 이끌었던 반도체와 서버에 이어 AI 활용 단계에서는 데이터를 관리하고 여러 AI 모델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데이터 레이어와 모델 라우팅 분야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새로운 수혜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