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 연회장 건설 법원이 또 제동…"대통령은 세입자"

트럼프 백악관 연회장 건설 법원이 또 제동…"대통령은 세입자"

김종훈 기자
2026.08.0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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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원 "백악관 연회장 건설은 의회 결정 사안"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연회장 공사를 위해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인 모습./AP=뉴시스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연회장 공사를 위해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인 모습./AP=뉴시스

법원이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연회장 건설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법원은 "미국 대통령은 일시적인 세입자"라며 백악관 건물에 대한 권한을 행사하려면 의회 승인을 반드시 얻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미국 연방 컬럼비아특별구 순회항소법원은 7일(현지시간) 비영리단체 미국 국가역사보존협회(NTHP)가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연회장 건설을 막아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이 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를 구성하는 판사 3명 중 패트리샤 밀럿, 브래들리 가르시아 판사 2명이 백악관 연회장 건설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미국 대통령 개개인은 백악관과 대통령 관저를 잠깐 거치는 임차인일 뿐 소유자가 아니"라며 "헌법은 대통령이 백악관 부동산에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은 "(백악관에) 대규모 연회장을 지어야 하는지는 의회가 결정할 사안이지 행정부가 자의적으로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연회장 건설이 정책적으로 바람직한지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끝내 연회장을 짓지 못한다는 뜻도 아니다. 다만 헌법과 법률이 요구하는 대로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서는 지방법원의 신속한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공사를 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반면 네오미 라오 판사는 "대통령 관저를 개선하는 것은 대통령의 권한에 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공사 중단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피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NTHP 손을 들어뒀던 원심 판결에 대해 라오 판사는 "원심은 정부의 안보 이익, 백악관 공사 현장을 방치함으로써 생기는 안보 위험보다 단 한 명의 행인이 느낀 미관상 불쾌감을 더 중요하게 평가했다"며 원심 판결을 지지한 나머지 재판부 2명의 의견을 비판했다.

라오 판사는 지난 4월 백악관 기자단 만찬 중 트럼프 대통령 암살 시도가 있었음을 지적하면서 백악관 공사를 신속히 끝내 트럼프 대통령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안전 우려에 대해 밀럿, 가르시아 판사는 대통령 안전이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나 백악관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할 필요도 있다면서 두 가치를 저울질하는 것은 의회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지난해 7월 8400㎡ 규모의 연회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그해 10월 인부들이 백악관 이스트윙을 뜯어내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철거가 시작됐다. 이에 NTHP는 지난해 12월 대통령은 물론 어떤 연방 기관도 의회의 승인 없이 역사적 건물을 철거하거나 새로 대규모 시설을 건립할 권한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국립공원관리청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을 맡은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리처드 레온 판사는 연회장 지상 공사는 일단 중단하되 지하 국가안보 시설 공사와 대통령 경호에 필요한 작업은 계속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앞서 이 사건을 맡은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지난 4월 가처분 내용을 수정해 안보 관련 공사는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연회장 공사만 중단시킨 것이다. 이 판사는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지 않더라도 현재 상태에서 "국가안보 시설의 지하 공사, 대통령 경호에 필요한 작업, 백악관과 공사 현장 자체를 보호·보안하는 데 필요한 공사"는 계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즉시 연방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은 월세를 내는 세입자가 아니라 유권자가 뽑은 선출자"라며 "백악관은 1792년 완공된 이후 개·보수와 개축을 거쳤고 대통령은 의회 승인 없이 이런 공사를 수행할 권한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법원 결정은 국가 안보를 가장 높은 수준으로 위협한다"며 "국가적 수치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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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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