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WSJ "트럼프, 핵 협상 없이도 이란전 승리 선언 가능하도록 준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핵 협상을 성사시키지 못하더라도 이란 전쟁 승리를 선언하고 전쟁에서 발을 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익명 소식통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된 시점에서 이란 전쟁 승리를 선언할 수 있도록 지난 몇 주 간 준비 작업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또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고위 참모진과 회의에서 이란과 핵 협상이 타결되지 않더라도 이란 전쟁에서 철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이 △이란에 대한 위협과 모욕 중단 △이란 및 친이란 세력에 대한 군사 행동 중단 △이란 주변 해상 봉쇄 해제와 미군 철수 △전쟁 피해 전액 배상 △대이란 제재 해제 △이란 동결 자산 해제 등 여섯 가지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조건으로 내걸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가 더 좁아졌다고 WSJ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주 간 이어진 참모진 회담에서 지난해 이란 핵 시설 폭격 작전 '미드나잇 해머'로 이란 나탄즈, 포르도, 이스파한 핵 시설 3곳이 파괴됐다면서 자기 임기 동안 이란이 핵 개발을 재개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가 타결한 이란 핵협상(JCPOA)를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일방 파기했다. 지난 2월 이란 전쟁을 시작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는 이란의 핵 능력을 완전 제거하겠다면서 JCPOA보다 강력한 핵 협정을 끌어내겠다고 줄곧 공언했다. 전쟁 기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기자 미국, 이란은 지난 6월17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함께 종전 협정 체결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그러나 이란이 MOU 체결 대가로 요구한 이스라엘 군의 레바논 철수 등 조건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등 이유로 군사갈등이 이후로도 계속했고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달 다시 봉쇄됐다. 현재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인접국 오만과 함께 말라카 해협처럼 해협 이용자들로부터 '자발적 기여금'을 걷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협상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WSJ는 "(미국) 중간선거까지 3개월도 남지 않았다"며 "휘발유 가격은 이란 전쟁 이전보다 여전히 훨씬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상황 속에서 미국이 전쟁에서 승리했음을 주장할 방법을 모색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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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트루스소셜에 이란 전쟁은 이미 미국이 이긴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공유했다. JD 밴스 부통령은 다음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 핵 프로그램을 파괴했고 재래식 군사력과 비대칭 군사능력을 획기적으로 약화시켰다"며 "우리는 이란이 미국과 관계 개선을 위해 장기적 변화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렇지 않더라도(이란에 변화를 받아들일 의향이 없더라도) 괜찮다. 우리는 할 수 있는 압력을 계속 가해서 중동에서 최대한 많은 석유와 가스를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액시오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 문제에 대해 "우리는 낮은 강도(low keying)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에 대한 대응 강도를 조절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이란)과 제한적인 협상(semi-negotiating)을 하고 있다. 우리는 막대한 인플레이션과 돈이 없는 현실을 겪는 이란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경제적으로 매우 나쁜 상태다. 군인들에게 지급할 돈도 없다"며 "미국의 해상 봉쇄가 이란 정권의 경제 위기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으로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배럴당 75달러대로 떨어졌다며 미국 소비자들이 전쟁으로 인한 부담을 덜 느끼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란과의 협상을 "체스 게임"에 비유하며 "잘 해결될 것이다. 항상 잘 해결되곤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