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엘리슨 CEO 구체적인 이전 계획 제시…'허세' 치부하던 경영진도 진지하게 받아들여

워너브라더스 인수를 추진 중인 영화제작사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파라마운트)가 캘리포니아 할리우드 본사를 다른 주로 옮길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주는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워너브라더스 합병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캘리포니아 주를 압박하기 위한 수일 뿐 본사 이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와 온라인 매체 퍽뉴스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엘리슨 CEO는 지난 5일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진 회의에서 롭 본타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이 워너브라더스 합병 성사를 위한 협상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파라마운트 본사를 할리우드에서 테네시, 텍사스, 조지아 등 다른 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고 발언했다.
엘리슨 CEO는 "우리는 여기(캘리포니아)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라며 오는 10월1일을 협상 시한으로 못박았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파라마운트는 10월1일부터 인수 절차 지연에 대해 금전 책임을 져야 한다. 이날부터 하루 700만달러를 워너브라더스 측에 지급해야 한다.
캘리포니아 주를 비롯한 미국 12개 주는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파라마운트의 워너브라더스 인수를 막아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엘리슨 CEO는 10월1일까지 협상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반독점법 위반 소송과 무관하게 본사 이전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 6월까지 인수가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워너브라더스에 거액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액수는 70억달러로 추산된다.
엘리슨 CEO는 여러 주 정부가 파라마운트 본사 유치를 위해 여러 혜택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본사 건물 부지를 매각한다면 워너브라더스에 지불해야 할 인수 지연 책임금, 위약금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엘리슨 CEO의 계획이 너무 구체적이라 경영진이 당황했다"며 "지난달 본사 이전 가능성이 처음 제기됐을 때 파라마운트 경영진 대부분은 믿지 않았으나 지금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캘리포니아 주 법무부는 "법을 집행하는 규제당국자들을 겁박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퍽뉴스는 지난 5일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진 회의에 대해 알고 있는 소식통 둘로부터 사실 확인을 거쳤다면서 엘리슨 CEO가 할리우드 본사 이전을 실행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엘리슨 CEO의 계획대로 되더라도 워너브라더스에 지불해야 할 인수 지연 책임금, 위약금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엘리슨 CEO는 본사를 이전하면 매년 세금 5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10월1일부터 파라마운트가 지급해야 할 인수 지연 책임금만 분기별로 6억5000만달러에 이른다. 파라마운트 본사 부지 평가액은 40억달러로 알려졌는데 영화산업이 위축된 상황이라 제값을 받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엘리슨 CEO 발언과 달리 본사 이전이 회사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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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엘리슨 CEO가 캘리포니아 주를 압박할 목적으로 본사 이전을 거론한 것이라 본다. 캘리포니아 주가 합병에 반대하는 것은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라더스 합병 후 구조조정을 통해 지역 일자리를 줄일 것이란 우려 때문인데, 파라마운트 본사가 이전된다면 이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잃게 될 공산이 크다. 파라마운트는 할리우드 영화 제작의 상징이었던이었던 만큼 영화산업계 여파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엘리슨 CEO가 캘리포니아 잔류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퍽뉴스는 엘리슨 CEO가 최고경영진 회의에서 반독점 소송에서 승리해 워너브라더스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파라마운트는 향후 최소 3년 간 매년 워너브라더스를 통해 영화 30편을 개봉하고 최소 45일 간은 극장 독점으로 상영하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캘리포니아 주 법무부와 극장 운영업체들에게 전달했다. 파라마운트가 합병 후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영화산업을 구조조정할 것이란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일부 극장 체인점은 파라마운트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했으나 합병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